[기념일과 통계] 제갈량의 동남풍과 풍력발전

-6월 15일 세계 풍력의 날

제갈량이 동남풍을 일으켜 조조의 백만대군을 무찌른 적벽대전은 소설 <삼국지연의>의 백미다. 당시 동남풍이 인위적인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불어온 바람을 이용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어렸을 때 바람이 어디에서 오는 지 왜 부는지 궁금했다. 바람은 기압차에 의해 발생하고 이 차이가 클수록 강하게 분다.

강풍과 돌풍, 그리고 태풍은 인명과 재산에 피해를 가하는 위협적인 자연현상이다. 이달 초 서울 수락산에서 발생한 화재는 급속도로 정상까지 도달해 축구장의 5.5배 면적을 태우고 진압됐다. 최근 계속된 가뭄으로 인한 건조한 날씨와 거센 바람이 화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바람은 환경오염을 발생시키지 않고, 청정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제주도, 대관령 등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설치되어 있는 풍력발전기는 바람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새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에너지 정책방향을 설정하면서 태양광과 함께 풍력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풍력발전 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차 에너지 공급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4.62%였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원별 생산량 비중을 보면 가장 비중이 높은 에너지원은 폐기물(63.5%)이었으며, 태양광은 6.4%인데 반해 풍력발전의 비중은 2.1%에 그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성장세를 이끄는 유럽에서는 지난 해 풍력발전 설비 용량이 석탄을 넘어선 것에 비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오늘은 세계 풍력의 날이다. 풍력발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유럽풍력에너지협회가 제안한 날로 2007년부터 6월 15일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다.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몽골 사막의 막대한 풍력 자원으로 생산한 값싼 전기를 아시아인 전체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의 풍력산업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수한 발전기 생산 등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풍속과 풍향의 변화 패턴, 지형별 최적 입지 등의 노하우를 담은 빅데이터와 통계, 사물 인터넷 등의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동남풍을 일으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제갈량처럼 우리도 지혜를 모아 양질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의 강국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규남 통계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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