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질책받고 범행 결심”

경찰, 테러대학원생 영장 신청
피해교수 “처벌 원치않아”밝혀

논문지도 교수에게 사제 텀블러 폭탄 테러를 가한 대학원생 김모(25) 씨가 교수에게 논문 관련 질책을 받은 뒤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교수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씨는 15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나서며 ‘교수와 사이가 정말 안 좋았나’, ‘살해 의도가 진짜 없었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연세대 공대 교수 연구실에 폭발물을 둬 김 교수를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대학원생 김모 씨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정희조 기자/[email protected]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평소 연구 지도과정에서 의견충돌 등이 있는 경우 질책하는 피해자에게 반감을 가져왔다”며 “특히 김 씨는 5월 말 자신이 작성한 논문과 관련해 꾸중을 들은 후 범행 도구를 준비 했고 범행을 실행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취업, 학점, 병역 문제는 본 범행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교수로부터 욕설을 들었다고는 했는데 동료 학생 및 일반인이 생각했을 때 욕설로 보기는 힘들다”며 “가혹행위와 폭행 등은 없었으며 논문 결과에 대한 해석 차이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김 씨는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에서 김모(47) 교수에게 사제 폭탄을 이용해 상해를 가한 혐의(폭발물 사용)로 긴급체포됐다.

김 씨는 석ㆍ박사 통합과정 7학기째로 김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해오고 있었다. 김 씨는 5월 13~22일 러시아 단기 연수를 준비하며 4월 초에 발생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 테러를 알고 범행을 결심했다. 당시 소화기에 쇳조각을 가득 담은 형태의 사제 폭탄 테러로 10여명이 숨졌다.

김 씨가 제조한 사제폭탄은 커피 텀블러 안에 작은 나사 수십 개와 화약이 담겨 있는 형태다. 상자 테이프를 뜯으면 기폭장치가 작동해 폭발을 일으켜 나사가 튀어나오는 방식이다.

김 씨가 제작한 사제폭탄은 텀블러 내부 화약이 급속히 연소한 수준에서 그쳤다. 김 교수는 두 손과 얼굴ㆍ목 등에 1~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씨는 김 교수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제작한 사제폭탄이 정상적으로 폭발했을 경우 나사와 파편 등으로 인한 실제 살상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에 따라 폭발물사용 혐의 외 살인미수 등을 추가로 적용할 수 있을지 달라질 전망이다.

김 씨는 인터넷에 올라온 사제폭탄 제조법은 참고하지 않았고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제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의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압수해 인터넷상 폭탄 제조법을 본 적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적용 법조는 추후 검찰과 협의해 검토할 예정이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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