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외친 김상조…첫 난제는 법안 ‘국회통과’

정무위 의원들 만나 ‘읍소’

재벌 개혁을 화두로 내건 김상조<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의 행보에 ‘국회’가 또하나의 변수가 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을 강력하게 집행하고, 행정력을 동원하는 것만으로는 개혁을 이끌어 갈 ‘화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전날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취임식과 출입기자단 티타임을 가진 뒤 곧바로 국회로 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15일 김 위원장이 16일까지 국회를 드나들며 공정위를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는 등 정치권을 상대로 법안 처리 요청에 주력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장의 새로운 질서재편 방안을 하나 둘씩 구체화하면서 한편으로는 여야 정치권에 법안 처리를 읍소하는 등 일단 낮은 자세로 임한다는 방침이다.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 속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자신과 야권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실제로 취임 후 기자들에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공직자는 국회에서 ‘을’일 수 밖에 없다고 절감했다”며 “진정성있는 모습으로 의견을 경청하며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재벌개혁에 나설 김 위원장은 시간이 걸릴 법안 처리를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올 정기 국회까지 몇 개의 법안이 통과될 지 짐작할 수 없고, 법률 재개정까지 시간을 기다릴 수도 없다”며 “다음 주에 별도로 기업개혁 방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공정위가 재벌개혁에 활용할 수 있는 법안들이 수북하다. 지난해 20대 국회가 출범한 이후 발의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52건이나 된다. 하지만 이 중 상임위에서 처리된 법안은 단 3건이다. 그나마 2건은 대안법안을 반영해 폐기된 법안으로 사실상 국회를 통과된 법안은 1건에 불과하다.

앞서 13일 취임식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개혁을 통한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과 관련해 “일말의 주저함도, 한치의 양보도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첫날부터 쏟아낸 ‘선전포고’는 산업화 이후 우리 경제의 주축이 됐던 재벌집단에 대대적인 구조개혁의 파고가 들이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은 몰아치듯 할 수 없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에 미칠 여파와 경제참여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엮여있기 때문이라는 김 위원장의 설명을 놓고 재계는 행간을 읽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유재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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