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지지 않는 상표권 간극…깊어지는 박삼구 고민

-채권단 16일까지 상표권 사용 조건 수용 압박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불똥 우려
-청문회 가로막혀 정치권 관심도 제한적
-금융위원장 인선에 관심 집중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조건을 둘러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덩달아 박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따르면 채권단이 오는 16일까지 응답할 것을 요구한 상표권 사용 조건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금호산업 이사회가 열려야 하는데, 아직 그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금호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은 지난 9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상표권 사용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박 회장 측으로서는 금호산업이 제시한 수정 조건을 채권단이 거부하고 당초 제시한 조건을 그대로 수용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협상의 여지’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호아사아나그룹 관계자는 “당초 채권단이 제시한 조건을 그대로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협상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경을 표시했다. 조금이라도 달라진 조건이 있어야 재논의도 해볼 수 있는데, 기존 조건을 그대로 요구한 상황이기에 재논의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 기업이 보유한 상표권을 채권단이 일방적인 조건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것은 심각한 ‘권리 침해’라는 점에서 내부 반발만 커지는 모습이다.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상표권 사용 조건은 ‘▷사용기간 5년 보장 15년 선택 사용 가능 ▷매출액 대비 0.2% 사용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가능’ 등이다. 이에 금호산업은 지난 9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상표권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의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박 회장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것은 채권단의 강압적인 태도뿐 아니다. 새 정부의 경제 분야 수장이 교체되면서 금호타이어를 인수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는 것도 우려된다.

지난 14일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있을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간 부당지원을 강도높게 비난하며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몸담았던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에도 박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선 작업에 혼선을 빚고 있는 금융위원장도 관심사다. 특히 금호타이어 채권단을 이끌고 있는 산업은행 회장의 경우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점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고 있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관련해서는 지난 2011년 박 회장이 금호산업 최대주주로 복귀하는 방안에 대해 김 전 위원장에게 협조를 요청한 인연이 있다. 하지만 당시 김 전 위원장은 “이 문제는 금융위원장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며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정치권까지 도달되지 않고 있는 것도 답답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금호타이어의 신중한 매각을 요구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근 금호타이어 대리점주와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대선 공약 실천을 요구하며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쉽지 않다. 특히 행정부의 수반과 집권 여당이 민간 기업의 인수합병에 관여하는 모습은 무역 분쟁은 물론 한중 외교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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