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당근’ 투트랙…삼성-LG, 美 세이프가드 넘는다

“소비자선택권 보호” 적극소명
文대통령 방미때 사절단 참여
미국내 투자 구체화 가능성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사에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양사 모두 대외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 동안 현지 투자 등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ㆍLG, “소비자 선택권 보호해야”=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되지 않도록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적극적으로 소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월풀이 지난달 31일 제출한 세이프가드 청원에 대해 ITC가 검토를 마치고 지난 5일부로 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현지 법인을 통해 ITC가 요구한 자료를 준비하는 등 이번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사는 자사의 세탁기 제품 경쟁력을 강조하며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논리를 골자로 ITC 서면 질의에 응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은 미국 소비시장에서 소비자 신뢰를 받으며 판매를 늘려왔다”며 “만약 이런 삼성의 혁신 활동을 (세이프가드)제도를 통해 압박한다면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소비자 선택권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 가전산업에 피해가 없다는 논리로 월풀의 주장을 반박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미국 소비자는 물론 미국 내 가전 유통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한국 세탁기 수출이 미국 내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경제사절단 참여, 美 투자 구체화 가능성=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TC 조사에 공식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미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단 세이프가드의 발동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곳은 미국 행정부다. ITC 조사 결과 자국 내 산업 피해가 확인되면 ITC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나 수입량 제한 등 필요 조치를 권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양사는 이달 말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미국 정부에 이른바 ‘당근’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미국 가전공장 부지 선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이번 방미 기간에 관련 협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제사절단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대신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참석해 미국 정부에 세부적인 공장 건립 계획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확정한 상황은 아니고 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방미 일정 중에 (부지 선정이)마무리될 개연성은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이번 방미 기간 중 미국 투자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3월 미국 테네시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019년 상반기까지 세탁기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그룹의 글로벌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구본준 LG 부회장이 경제사절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압박하며 타국에 대한 통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미국 현지에서 불이익이 우려되는 국내 기업들은 이번 방미 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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