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진 금호산업 이사회…박삼구의 선택은?

- 박 회장, 16일 창업주 33주기 기일 맞아 선영 방문
- 19일 금호산업 이사회 열어 상표권 사용 요청 재검토
- 금호그룹 재건에 필요한 금호고속은 내주 인수 마무리
- 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놓고 고민 깊어져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조건을 둘러싼 금호산업의 이사회가 당초 16일에서 19일로 연기됐다. 금호산업 이사회 구성원들의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이번 이사회 결정이 매우 중요하고 그만큼 시간이 필요한 상황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채권단도 요구한 답변이 며칠 연기되는 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모습이다. 경영권 박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16일 박 회장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33주기 기일을 맞아 광주광역시 운암동 선영을 찾는다. 이 자리에는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도 참석한다. 이날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금호아시아나 본사 건물 안에는 박인천 회장의 흉상 앞에 임직원 명의로 조화가 놓였다.


57년 전 창업주가 세운 ‘삼양타이어’를 모태로 하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은 박 회장이 꿈꿔온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다는 점에서 쉽게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이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 1라운드에서 자신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데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줄 것을 채권단에 강하게 요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당시 박 회장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상대로 법적 소송 가능성도 제기하기도 했다.

금호 상표권 사용을 둘러싼 금호타이어 인수전 2라운드에서 발생하고 있는 마찰음도 연장선상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상표권 사용 조건을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더블스타와 합의한 내용대로 매듭짓고 싶지만, 박 회장으로서는 창업주의 호를 따서 만든 ‘금호’ 상표권을 헐값에 넘길 수는 없는 셈이다. 여기에는 채권단이 흥행을 위해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우선매수권리를 훼손했다는 인식도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박 회장의 개인적인 이유일 수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매각을 반대하고 대리점주나 협력업체 임직원이 나서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것이 곧 박 회장의 인수 희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히 금호타이어 인수는 난항을 겪고 있지만, 박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의 2개 축으로 삼았던 ‘금호고속’ 인수는 내주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의 모태 기업이다.

따라서 다음주는 공교롭게도 금호고속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는 시기인 동시에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갈등도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요구대로 상표권 조건을 수용할 경우 채권단의 압박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더블스타의 인수를 인정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회장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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