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안경환] “몰래 혼인신고 평생 반성…사퇴생각 없어”

-06년 인권위원장 임명 때 ‘혼인무효’ 靑에 밝혀
-‘여성비하’ 논란 저서 “전체 맥락 봐달라” 읍소
-“참담한 아비 심경”…아들 학교문제 적극 반박

[헤럴드경제=김현일ㆍ이유정 기자] 잇단 의혹과 추문에 휩싸인 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입을 열었다. 제기된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했지만 후보직에서 사퇴할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자는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ㆍ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몰래 혼인신고’ 논란과 여성비하 표현이 담긴 저서 등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ㆍ파산종합지원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몰래 혼인신고, 청년시절 큰 잘못”=안 후보자는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은 저의 20대 중반, 청년시절에 저질렀던 일”이라며 과거 상대방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전력부터 말을 꺼냈다.

그는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모든 사실은 제 아내도 알고 있다. 젊은 시절의 잘못으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해야 마땅함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1975년 교제하던 여성 김모 씨의 도장을 위조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서울가정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안 후보자가 2006년 국가인권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이미 청와대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 여성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혼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는 게 안 후보자의 설명이다.

상대 여성이 당시 형사고소를 안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후보자는 “그런 거 없었다”며 사문서 위조 여부 등 형사적으로 문제되지 않았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퇴학위기’ 아들 학교 개입?=안 후보자는 퇴학 위기에 놓인 아들을 구하기 위해 고등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적극 부인했다.

2014년 서울 H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안 후보자의 아들은 같은 학년 여학생을 자신의 기숙사 방에 들이고, 이를 친구들에게 말했다가 적발돼 학교 선도위원회로부터 만장일치 퇴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안 후보자가 당시 학부모회 임원이던 부인 박숙련(55) 순천대 교수를 통해 당시 교장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낸 이후 징계 수위가 ‘2주간 특별교육’을 받는 것으로 낮아져 안 후보자의 부당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며 “당시 보낸 첫 번째 탄원서는 선도위가 ‘학부모가 출석하거나 의견서를 내라’고 했는데 저는 출석할 면목이 없어 의견서로 대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퇴학이 결정된 후 최종 결정권자인 교장이 징계 수위를 재심의하기로 결정하면서 좀 더 상세한 탄원서를 요구해와 두 번째 탄원서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자는 이 과정에서 ‘참담한 아비의 심경’, ‘교육자로 살아온 제겐 가장 아픈 부분’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음주운전’ 칼럼ㆍ‘여성비하’ 저서=왜곡된 여성관이 담긴 저서들로 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선 “글의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달라”며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으며 저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내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고백한 과거 신문 칼럼에 대해서도 “당시 글을 쓸 땐 인사청문회의 여러 상황을 염두해두고, 가상의 후보자 상황에서 쓴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다만 “형사적으로 문제가 된 음주운전은 공직수행에 절대 장애사유라고 본다”고 했다.

안 후보는 군 복무 중 돌연 제대한 이유로 질병을 들었다. 그는 “사병으로 입대해 모 사단 행정병으로 근무중 결핵성 늑막염과 폐결핵을 앓게 됐다”며 “마산 국군통합병원에 후송돼 몇 달 치료받다가 ‘현역 복무 부적격자’로 판정돼 의병제대(의가사제대)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자는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을 몇 차례 받았으나 이를 일축했다.

그는 “책임은 다 제게 있지만 사퇴할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해선 달리 생각한다”며 “이혼 전력이 국정 수행의 결정적인 장애가 될 정도의 흠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여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문민화’ 작업에 봉사할 기회를 달라”며 “청문회까지 사퇴할 생각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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