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장관들 ‘서릿발’취임사…공무원들“올것 왔다”

-복지부동·職域 이기주의 겨냥
김동연 부총리, 조직·개인 ‘쇄신’주문
-“업무시간외 이해관계자와 접촉자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실상 ‘경고’
-文정부 인사들 ‘시스템 개혁’공감대
‘공무원 집단=개혁대상’잇단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의 조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공직사회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적폐청산을 화두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새 정부가 대대적인 국정개혁을 예고하면서, 공직사회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전망에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취임한 부처 수장들의 ‘서릿발’ 돋힌 취임사는 관가를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의 경우, 그간 공직사회의 복지부동과 직역(職域 )이기주의를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조직과 개인의 쇄신을 강하게 주문했다.

적폐청산을 화두로 한 문재인 정부의 조각이 진영을 갖춰가는 가운데 개혁의 대상에 오른 공무원 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취임식에서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 부총리는 15일 취임식에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힘주어 말했다. 김 부총리는 “우리가 언제 실직의 공포를 느껴본 적이 있나”라면서 “책상 위 정책이 아닌 현장에서 작동하는, 국민이 감동하는 정책을 만들자”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기재부 실ㆍ국간 벽 부터 허물고 기계적인 근면성을 지양하자”며 “시장과의 관계에서 도울 건 돕더라도, 정경유착이나 부적절한 관행을 끊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실업대란이 현실화하고 실업자, 특히 청년실업군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공직자들이 이들의 아픔을 체득하고 사회적 책임감까지 절실히 느끼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점을 일깨웠다. 시장과의 이해관계도 냉철하게 따져 한치의 흐트러짐없는 공직 수행을 강조함으로써 조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사는 강도면에서 더 나갔다. 시작은 당부였지만, 말미에는 사실상의 ‘경고’까지 나왔다. 김 위원장은 “업무시간 이외에는 공정위 OB들이나 로펌의 변호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접촉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라”라며 취임사에서부터 사실상 지시성 업무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소속부처 직원들과 첫 대면인 취임식에서 이같은 강경한 발언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김 위원장의 조직개혁 의지를 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관가의 ‘긴장모드’는 신임 수장들의 추상같은 취임사를 받아든 기재부와 공정위 뿐 아니라 다른 부처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정권실세와 전문가그룹 인사들이 대거 장관직에 등용되면서, 이들이 기존 공직사회의 ‘룰’ 보다는 새로운 국정 패러다임을 통해 시스템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장관과 달리 차관들의 경우 내부 발탁에 무게를 둔 것은 공직사회에 대한 개혁 와중 조직의 안정을 뒷받침하겠다는 포석으로 이해되고 있다. 장관이 개혁을 리드한다면 차관은 무게 중심을 잡는 방식이라는 해석이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정권을 무너뜨린 적폐는 암묵적 지시와 해석, 보이지않는 의사결정 등 공직사회의 지나친 관료주의도 포함된다”며 “문 대통령은 물론 이번 정권을 만들어낸 인사들은 이같은 공직사회의 적폐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김 부총리나 김 위원장의 취임사는 해당 부처 뿐 아니라 공무원 전체집단이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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