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실패 이어 화재 참사까지…‘사면초가’ 英 메이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최악의 정치 위기에 놓였다. 조기총선 패배로 입지가 흔들린 데 이어, 대형 참사에 따른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트렌펠타워 화재 현장을 방문해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하고 설명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답을 들을 권리가 있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다고 밝혔다. 사상 최악의 화재 참사로 들끓은 여론을 빠르게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메이 총리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국의 안전 불감증을 질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번 사고는 건물 안전 관리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속속 드러나면서 대중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고, 그간 사고가 발생해도 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건물 외관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외벽에 부착한 합성피복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런던 소방당국도 이번 화재가 대형참사로 커진 데는 미흡한 안전시설의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15일 의회에서 트렌펠타워 입주민들의 경고가 묵살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 나라에 수천개의 (노후) 아파트들이 있고, 이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오늘 두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해 극심한 분노를 느낀다”고 당국의 안전관리를 질타했다.

게다가 메이 총리는 참사 이튿날 뒤늦게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를 만나지 않고 돌아간 사실이 알려져 뭇매를 맞기도 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최근 런던에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내무부장관 재직 시절 경찰 수를 감축한 것이 테러의 원인이 됐다는 비난을 샀다.

노동당을 비롯한 야권은 잇단 테러와 화재 참사를 노동당이 정부적자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긴축정책과 연결지어 공세를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메이 총리는 지난 8일 치러진 조기총선에서 보수당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해 총리직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이번 화재의 원인이 규명되는 과정과 최종 피해 규모에 따라, 메이 총리가 또 한번 총리직 유지에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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