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靑, 89억 추가지원 요청…법적 문제 우려해 거절”

-이형희 대표, 청와대 추가 지원 요청 거절 경위 설명

-“박 전 대통령의 지시였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진술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SK그룹 고위 관계자가 지난해 2월 청와대로부터 K스포츠재단에 89억 원을 추가지원해달라고 요청받고 이를 거절한 경위를 법정에서 진술했다.

이형희(55) SK브로드밴드 대표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청와대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았던 상황을 상세하게 털어놨다.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은 지난해 2월 16일 오후 약 40분 간 단독으로 면담했다. 이 대표의 증언을 종합하면, 최 회장은 면담이 끝난 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서류봉투 하나를 받았다. 봉투에는 최 씨 소유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 일감을 달라는 내용의 서류가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서류를 전달받아 일선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 대표는 독대 며칠 뒤 안 전 수석에게 “K재단 관련 자료를 보낼테니 검토해 협조해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후 최 씨 소유 법인인 더블루케이의 소개자료와, K스포츠재단의 ‘가이드러너 사업’, 비덱스포츠의 펜싱ㆍ배드민턴ㆍ테니스 유망주 지원을 위한 해외훈련 계획 자료를 전달받았다.

이 대표는 “이러한 자료를 보내는 게 박 전 대통령의 지시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자료를 받은 뒤 SK그룹 관계자들은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 등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을 만났다. 당시 정 전 사무총장 등은 K스포츠재단에 35억 원을, 나머지 54억원은 최 씨의 법인인 더블루케이와 독일 비덱스포츠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이 대표는 안 전 수석에게 이메일로 ‘가이드러나 육성 연구용역은 즉시 지원가능하지만, 가이드러너 양성학교 설립 운영과 해외전지훈련 요청은 직접 관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모든 요청을 포괄해 2~30억원을 출연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통해 받은 각종 지원 요청이) 법적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최순실 측 이경재 변호사는 “(30억원을 출연하겠다는 말이) 뇌물을 제공하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자 “완전히 거부한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한 일종의 예의바른 접근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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