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65세 넘으면 힘들다?…경비원의 정년 연장

-고려대 경비원, 70세 정년 연장 선전전
-전국 경비 노동자 중 47.9%가 60~70대
-“은퇴 후 고령자들 생계 보장 대책 시급”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고령화 시대, 경비원들의 정년을 70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방범, 순찰을 해야하는 경비 업무 특성상 고령은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고려대학교분회(이하 고대분회) 소속 경비 노동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 앞에서 정년연장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선전전을 벌여왔다. 이들은 원청인 학교본부와 하청업체인 ‘씨엔온’, 재하청업체인 ‘타워씨앤에스’에 경비노동자들의 정년을 65세에서 70세로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측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외부인이 침입했을 때 순발력있게 조치를 취할 수 있는 65세 이하의 노동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금성 민주노총 고대 분회장은 “65세가 넘으면 순발력과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만 봐도 65세 이상도 지장없이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전전에 참여한 또 다른 경비원은 “최근 새벽 4시에 고대 한 건물에서 불이 난 적이 있었는데 소방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경비원들이 신속하게 대응해 화재를 진압했다”며 “경비원의 실질적 업무는 방범, 순찰 외에도 건물 관리와 같은 서비스 업무도 있기 때문에 고령의 경비원이 부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DB]

최근 은퇴 후 재취업하는 고령의 경비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경비원 ‘정년보장’을 두고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령사회고용진흥원이 고용노동부의 위탁을 받아 2014년 제출한 ‘감시ㆍ단속적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보안대책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전국의 경비직 근로자 15만1741명 중 47.9%인 7만2717명이 60∼70대로 나타났다.

이처럼 60~70대 노인들이 유독 경비 업종에 몰리는 이유는 은퇴 후 기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은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60세 이상 고령자 적합 일자리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근로자 중 단순 노무 종사자 비율이 31.8%로 가장 높았다.

경비원의 정년 연장을 바라보는 전문들의 시선에 차이가 있다. 김태환 용인대학교 경호학과 교수는 “고령의 경비원들이 상대적으로 순발력이 떨어질 수는 있어도 오랫동안 일한 근무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이제는 서울대처럼 CCTV와 센서 등 통합경비시스템을 활용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사람은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경비원은 일반적인 타직종 정년보다 5년 많은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고령화되면 노동능력이 저하된다고 생각해 정년 연장을 꺼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노동자들의 실질은퇴연령은 70세 이상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며 “사회 보장 제도와 노후 준비가 미흡해 고령자도 생계를 위해 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결국 해외처럼 노후에 연금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회 보장 제도를 확충하거나 적정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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