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백남기 농민과 유족에 진심어린 사과 드린다”

- “집회 현장에 살수차 배치 안 할 것”
- 인권경찰 이끌 경찰개혁위 발족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철성 경찰청장이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과 유족에 대해 사과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 총수가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이 청장은 1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 위촉식에서 인사말씀을 통해 “민주화 과정에서 경찰과 공권력에 유명을 달리한 박종철 님, 이한열님 등 희생자 분과 특히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 시위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 하신 고(故) 백남기 농민과 그 유족에게 애도와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청장은 “경찰의 공권력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며 절제된가운데 행사돼야 한다”면서 “과도한 공권력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는 일은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며 절제된 경찰권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 경찰은 일반 집회 현장에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고 사용 요건도 최대한 엄격히 제한하겠다”며 대통령령인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사용요건을 명시해 법제화할 것을 공언했다.

경찰청은 “집회 시위 현장에서 원칙적으로 살수차를 사용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예외적으로 사용하더라도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며 필요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등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고 가까운 거리에서는 수압을 최대한 낮춰 안전하게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살수차를 사용하는 요건을 ▷화염병 쇠파이프 각목 돌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 ▷타인 또는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타인 또는 공공의 재산을 손괴해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히 발생하고 살수차를 사용하지 않고는 질서 유지가 현격히 곤란한 경우로 한정했다. 기존에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하거나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위험성이 예상되는 경우 살수할 수 있도록한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그외에 살수차 사용 전 3회 이상 경고 방송을 하고 자진해산이나 불법행위중단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부여토록 했다. 살수차의 사용 명령권자도 현행 경찰서장 이상에서 지방경찰청장의 위임을 받은 경찰관으로 격상했다. 살수차 요원 교육도 연 2회에서 4회로 늘렸다. 살수 압력도 기존 ‘분당 엔진회전수(rpm)’과 ‘압력(bar)’를 병행사용하던 것을 압력으로 통일했다.

이 청장은 ”경찰은 국민 곁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고 국민들과 함께 할 때 비로소바로 설 수 있다“며 “경찰개혁위 발족을 계기로 과거의 잘못과 아픔이 재발되지 않도록 인권 경찰로 거듭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박경서 경찰개혁위원장은 “경찰은 독립 72년 역사에서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우리 경찰이 지키는 안전의 문제와 인권 경찰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대치되는 것 같지만 서로 친구가 돼 용해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백남기 농민에 대한 이 청장의) 사죄를 시작으로 우리 위원회의 과업을 시작하자”고 했다.

이날 경찰개혁위원회는 박경서 동국대 석좌교수를 위원장으로 ▷인권보호 ▷수사구조개혁 ▷자치경찰 3개 분과에 18명 위원을 위촉해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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