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공무원 과로사 1위…이 지경 만든 ‘근로기준법’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근로기준법 제1장 1조에 규정된 이 법의 목적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 근로기준법 때문에 집배공무원들의 살인적인 연장근로가 사실상 용인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집배원의 격무는 이미 심각 수준을 넘어섰다. 경찰, 소방관을 제치고 공무원 과로사 직종 1위에 집배원이 오를 정도다.

고용노동부가 충청지역 4개 우체국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월 평균 57시간의 초과근로가 이뤄지고 있고, 특히 대전유성우체국의 경우엔 월 100시간을 넘긴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과근로시간은 현행 ‘업무상재해 인정기준’에서 과로사로 판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과로사로 추정되는 집배원 돌연사는 지난해 6명에서 올 들어 9명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법 위반 사항을 확인할 수 없어 실태조사로 마무리’하는 한편, 인력충원 등을 통해 집배원의 장시간 근로를 개선할 것을 ‘권고’조치했다.


고용부의 이같은 결정은 ‘근로기준법 제59조’ 때문이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9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관한 특례’ 조항에 따르면 특정 업종의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대표가 서면합의한 경우에는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여기서 규정한 특수업종은 ▷운수업, 물품 판매 및 보관업, 금융보험업 ▷영화 제작 및 흥행업, 통신업, 교육연구 및 조사 사업, 광고업 ▷의료 및 위생 사업, 접객업, 소각 및 청소업, 이용업 ▷그 밖에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등이다.

집배원은 이중 통신업으로 구분돼 사실상 제한없는 연장근로가 가능한 실정이다. 이같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집배원을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 집배원들의 살인적인 장시간노동이 사실로 밝혀졌는데, 권고조치 만으로는 앞으로 발생할 집배원의 과로사를 막을 수 없다”며 “장시간 노동으로부터 집배노동자를 보호하려면 무제한으로 이뤄지고 있는 연장근로를 법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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