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폭탄의 습격①] 부실가구 3만개, 위험부채 20조원 폭증…대출금리 0.5%P의 ‘공포’

[헤럴드경제]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 올리면서 국내 대출금리도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신호가 촉매제다. 과거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이른바 ‘출구전략’ 신호를 보내면 금융시장이 이를 먼저 반영해 대출금리가 오르는 모습을 보여왔다. 문제는 저금리 시대를 거치며 폭증한 ‘가계부채’다. 사업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소상공인도 ‘파산’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금리 폭탄’의 파급력을 분석해봤다.>

▶부실가구 3만개, 위험부채 20조원 폭증…대출금리 0.5%P의 ‘공포’=한국은행이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가계소득 분위별 이자 부담 증가 규모 시산치’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계 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은 70∼75% 수준으로 추정된다. 가계부채가 저금리를 틈타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 보니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이자 부담이 크게 출렁이는 것이다.

[사진=오픈애즈]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4조 6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분위별로 따지면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 가계의 이자 부담은 2000억원 늘어나고, 2분위는 5000억원, 3분위는 8000억원, 4분위는 1조 1000억원, 5분위는 2조 1000억원 늘어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가계 중에서도 특히 저소득층이나 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부실위험 가구 수는 126만 3000명이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부실위험 가구는 1만 1000가구 늘어나고, 0.5%포인트 오르면 3만 3000가구, 1.0%포인트 오를 땐 7만 3000가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위험 가구란 가구의 소득 흐름은 물론 금융 및 실물 자산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계부실위험지수(HDRI)가 100을 초과하는 가구로 부채상환 부담이 다른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큰 취약가구를 의미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이들 부실위험 가구의 금융부채가 늘어나고 전체 금융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된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186조 7000억원인 위험 가구의 금융부채는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206조 6000억원으로 약 20조원 증가하고 전체 금융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1.1%에서 23.3%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도 문제다. 개인신용평가사인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5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약 101만 8000명이며, 이들의 대출액은 108조 9000억원이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이 커져 금융회사 한 곳의 원리금 상환을 연체하기 시작하면 다른 금융회사 대출에서도 연체가 줄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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