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식량전쟁 ②] “이제 태국산 계란까지”…구제역ㆍAI에 신토불이 사라진다

- 미국산 이어 태국산 계란까지…국내 산란계 ‘실종’
- 구제역으로 인해 쇠고기ㆍ돼지고기까지 수입 의존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이 일상화되면서 ‘국산’이 더욱 귀해지고 있다. 대신 운송 기술의 발달로 수입산 축산 및 육류 시장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여파로 태국산 계란이 본격적으로 수입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르면 오는 20일 태국산 신선란 약 200~230만개가 배를 타고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국산 계란이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국산 계란은 현지 원가가 개당 70원 정도고 수입 과정에서 관세 등 부가적인 비용을 반영해도 국내 판매 가격은 100원 미만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계란값이 최근 개당 약 330원에 가까운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이에 태국산 계란은 국내 부족한 계란 공급 상황을 보완하고 계란값 안정에 나설 것이란 기대를 얻고 있다. 이번에 수입되는 태국산 계란의 물량은 AI 발생 이전의 국내산 계랸 공급량과 비교해 0.7% 수준이어서 가격 안정 효과에 미미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알을 낳는 산란계가 부족한 현재 상황에선 국산 계란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말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정부는 미국산 계란 수입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미국산 계란이 국산과 달리 흰 색이어서 소비자들의 거부심리도 우려됐지만 실제 판매실적은 호전이었다.

계란을 수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말 발생한 AI 사태로 정부가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면서 당시에서 수입산 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문제로 떠올랐었다. 미국산이 국내에선 잘 유통되지 않는 ‘흰색 계란’이었지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국내산 계란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자 소비자들은 미국산 계란을 구매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한 소비자는 “어차피 정부가 수입할 때 위생점검을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불안해할 게 없다”며 “비싸서 계란을 아주 못 먹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비싸진 국산 계란값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육류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발생한 전국 규모의 구제역으로 인해 소ㆍ돼지가격이 출렁인 바 있다. 이에 정부는 가격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할당관세 적용 등 수입 물량 확대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에는 24.0%, 호주산 쇠고기에는 29.3%의 관세가 붙고 있다. 돼지고기의 경우 미국산에는 관세가 안붙지만 유럽연합(EU)이나 기타 국가에서 들여올 때는 각각 9.0%, 13.3%의 관세가 부과된다. 할당관세를 적용하면 수입산 육류의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육류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구제역과 같은 가축병이 국내에 거듭 반복되면서 수입산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수입 품목이 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란도 쇠고기, 돼지고기도 전염병이 돌 때마다 사육 방식 등 문제 원인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매번 일이 발생할 때 마다 가격 안정과 수급 조정을 위해서 수입산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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