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 넘은 분노사회 ②] “나가라”는 동거남에 불 지른 60대, 전 애인에 염산 뿌린 20대

[헤럴드경제] <사소한 문제나 다툼, 혹은 피해자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분노로 누군가를 살해하거나 다치게 하는 강력 범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경남 양산의 한 고층아파트 단지에서 한 주민이 외벽 도색 작업자의 밧줄을 끊은 것이 대표적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오던 이들이 억울한 희생양이 됐다. 때로는 연인 간 불화가 ‘염산 투척’ 또는 ‘방화’ 같은 끔찍한 테러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요인을 남과 공유하는 등 적절한 해소책을 찾지 못한 이들이 결국 극단적 방식으로 감정을 폭발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연합뉴스]

▶“나가라”는 동거남 말에 불 지른 60대=동거하던 남성과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아파트에 불을 지른 6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합의 11부(이현우 부장판사)는 18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기소된 A(62·여)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집이 전소했음에도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방화 범죄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 1월 28일 오전 10시 50분께 동거남 B(53)씨의 집에서 라이터로 침대에 불을 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씨는 곧바로 대피해 다치지 않았지만, 정작 불을 낸 A씨는 전신 2도 화상을 입었다. 설날이었던 사건 당일 불이 나자 아파트 주민 30여명이 대피했지만, 다행히 다른 집으로는 번지지 않았고 부상자도 없었다.

2달여 동안 대전의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는 퇴원을 일주일 앞두고 병원에서 나와 종적을 감췄다가 지난 4월 14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집에서 나가라는 B씨의 말에 화가 나 불을 붙였다”고 진술했다.

이 외에도 지난 13일에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일터로 찾아가 얼굴에 염산을 뿌린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A(36·여)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5시 40분께 의정부시의 한 백화점 3층 직원용 통로에서 B(27)씨에게 청소용 염산을 뿌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당일 집에서 청소용 염산을 물에 희석해 음료수통에 담았다. 이후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백화점에서 판촉 아르바이트를 하던 B씨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얼굴과 몸에 염산이 뿌려졌지만, 청소용 염산 자체가 독성이 강하지 않고, 물에 희석된 상태라 큰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4개월 전 A씨와 헤어지고 잊으려 노력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우울감과 욱하는 감정이 몰려와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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