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 대통령제 속 의원내각제, 의원들의 장관 ‘투잡’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의원내각제는 ‘의원’과 ‘내각’을 합친 단어다. 말 그대로 의원들이 내각을 주무른다. 의원의 내각참여도 자연스럽다. 반면, 대통령제는 삼권분립에 기초한다. 그렇기에 의원의 내각참여와 겸직은 제한된다. 대표적 대통령제인 미국이 그렇다.

우리나라도 대통령제다. 그러나, 의원직과 장관직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현역 의원에서 장관으로 변신한 김부겸 행정자치ㆍ도종환 문화체육관광ㆍ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원한다면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역사에서 원인을 찾는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헌법이 만들어질 때, 처음엔 의원내각제로 가려고 했다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반대하면서 대통령제로 정착됐다”고 했다. 이어 박 교수는 “원래 어느 정도 내각제적 요소가 있었다”며 “법을 바꾸며 없어진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박해묵 기자/[email protected]]

국무총리 제도가 대표적 흔적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국무총리는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불필요한 존재였지만 제헌 헌법 제정 당시 국회와 이승만 전 대통령의 타협책으로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본의 영향과 제2공화국의 의원내각제에서 이유를 찾는다. 목 교수는 “우리나라는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일본의 의원내각제 요소가 스며든 측면이 있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에서도 4.19 혁명 이후 짧게나마 (제2공화국 장면 내각에서) 의원내각제를 택했다. 하지만 5.16이 터지면서 대통령제로 전환됐다”며 “이 과정에서 내각제 요소가 어느 정도 남았다”고 해석했다.

내각제 요소가 남은 원인엔 해석이 갈리지만, 의원의 장관 겸직이 대통령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은 비슷하다. 목 교수는 “대통령 입장에선 국회와의 관계가 편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균형추 구실을 해야 한다”며 “의원이 장관으로 가면 이러한 부분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을 쓰고 싶으면 겸직하지 말고, 사직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대통령제에 부합한다”고 했다. 박 교수도 “대통령제는 삼권분립을 원칙으로 한다. 이에 맞지 않는다”며 “국회의 정부견제 역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작년 8월 1일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했다. 유 의원은 당시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면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 의원은 “삼권분립의 원칙에도 국무위원들이 국회에서 제약 없이 활동하고 있다”며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자 개정안을 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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