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야 뜬다?’… 선박 평형수 이야기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선박은 기본적으로 화물을 실었을 때 선체가 물에 가라앉게 되는 것을 예상하여 이를 견딜 수 있는 부력을 갖도록 설계된다.

하지만, 화물을 싣지 않을 때에는 그 만큼 선체가 가벼워지므로 배가 수면 위로 많이 올라오게 되면서 오히려 균형을 잡기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앞뒤, 좌우로 심하게 흔들려 전복 될 위험이 있으며, 프로펠러의 일부분이 물 밖으로 나와 버려 추진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수면에 부딪히는 충격으로 인해 프로펠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고무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나아간다고 하면 노를 바닷물 속에 얕게 넣은 후 저으면 보트가 앞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이는 노를 깊이 저을 때보다 그 만큼 물을 미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축구장 3개 크기 만한 대형 선박도 이와 같은 이치다. 그래서, 화물을 싣지 않은 상태에서도 선박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물 속에 일정부분 잠기게 할 방법이 필요하게 되었고, 그 해결책으로 바닷물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일정량의 바닷물을 담아 선박의 무게 중심을 맞추고, 프로펠러가 충분히 잠기도록 하여 최적의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바닷물 위에 떠야 하는 선박이 도리어 바닷물을 담고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때 담는 바닷물을 ‘밸러스트 수(Ballast Water : 선박 평형수)’라고 한다. 그리고 이 ‘밸러스트 수’를 담는 공간을 ‘밸러스트 탱크’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화물을 싣지 않았을 때는 밸러스트 탱크에 바닷물을 채운 채로 운항하고, 화물을 실었을 경우에는 밸러스트 탱크를 비운 채로 항해를 하게 된다.

이러한 ‘밸러스트 수’는 선박의 안전한 운항과 효율적 추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일반 화물선의 경우에는 화물 적재량의 30~40%를 실으며, 유조선의 경우에는 그 이상을 싣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밸러스트 탱크에 물을 채우고 배가 이동한 다음 다른 지역에 가서 방수를 하게되면서 외래생물종이 이동하거나 해양이 오염될 수 있다고 해 밸러스트수처리장치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국제 해사기구가 정한 규정으로 인해 수처리장치를 장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노후 선박의 경우엔 아예 선박을 폐기하고 교체하는 경우도 있어 신규 선박 발주 가능성을 키우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 규제가 꼽히고 있다. 

[협조=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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