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정조준한 공정위, 칼끝은 유통ㆍ패션업계?

-공정위 현장조사 결정에 꼬리 내린 치킨업계
-불공정거래 논란 우려에 유통업계도 ‘긴장모드’

[헤럴드경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직후 치킨 가격 인상을 유발한 BBQ치킨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면서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는 물론 유통업계까지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BBQ는 16일 최근 두 차례 올린 30개 치킨 제품값 전체를 원상복구 하겠다고 갑자기 발표했다. 공정위가 BBQ를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불과 3∼4시간 만에 가격 인상을 철회한 것이다.

BBQ는 양계농가 보호와 물가안정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BBQ에 대한 여론 악화와 공정위 조사 등 전방위 압박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업계 1위 교촌치킨도 같은 날 치킨 가격 인상 계획을 백지화했다. 업계 2위 BHC치킨은 한 달간 가격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공정위가 ‘업계 빅3’의 치킨 가격 인상 움직임을 ‘단칼’에 정리하면서 치킨업계는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자영업자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폐업률이 높고, 이 과정에서 가맹 본사의 ‘갑질’이 고질화됐다.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에 부과한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 구매ㆍ마케팅ㆍ 영업지원 명목으로 받는 가맹금)를 둘러싸고 최근까지도 가맹점주들과 법정 싸움을 벌였다.

이달 초 열린 항소심에서 법원은 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계약서상 근거 없이 물린 어드민피를 돌려줘야 한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어드민피를 내기로 합의서를 작성한 가맹점주들에게는 피자헛이 돈을 반환 하지 않아도 된다며 1심 판단을 일부 뒤집었다.

특히 피자헛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이미 올해 초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2600만원을 부과받았지만, 공정위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다른 외식업체들도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아왔다.

9일 공정위는 ‘죠스떡볶이’를 운영하는 죠스푸드가 본사 부담 점포 리뉴얼 비용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겼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900만원을 물렸다.

외식업계가 ‘긴장모드’로 들어간 가운데 유통ㆍ패션업계도 공정위의 ‘사정권’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평소 ‘갑질’ 문제를 지적해왔기 때문에 납품업체와의 관계에서 불공정거래 논란이 불거지면 유통업체들도 공정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복합 쇼핑몰이 임대사업자로 적용돼 대규모 유통 업법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규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수수료율 공개제도를 대형마트ㆍ오픈마켓ㆍ소셜커머스까지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수료율 공개제도는 납품ㆍ입점업체가 백화점, 홈쇼핑 등에 내는 판매수수료를 매년 공표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납품업체들이 ‘갑’의 위치에 있는 대형유통업체들에 부당한 수수료를 내지 않게 하려고 2012년 도입됐다. 현재 백화점과 홈쇼핑만 적용받고 있다.

정부는 하도급거래 등과 관련해 고의적인 행위로 발생한 피해에는 3배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확대도 추진 중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의무휴업, 출점 제한 등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갑질’ 주범으로 지목되면 자칫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업계는 이래저래 긴장할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갑을관계 개선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협력업체 문제 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며 “시범 케이스가 되면 큰일이어서 더욱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ㆍ이마트ㆍ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개사는 지난해 5월 부당감액ㆍ부당반품ㆍ납품업체 종업원 부당사용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220억원, 10억원, 8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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