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격노’ 트럼프에 기름 끼얹은 ‘문정인 워싱턴 발언’

-美 측 “韓, 미국 아닌 중국 동맹국처럼 행동”
-트럼프 사드 격노했다는데…정상회담 빨간불

[헤럴드경제=신대원ㆍ문재연 기자] “사드로 격노한 미국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멘토’인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발언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당장 문재인 정부의 한미동맹 의지에 대해 물음표를 제기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열흘 앞두고 또 하나의 악재일 수밖에 없다.

[사진=헤럴드경제DB]

국내적으로는 강경화 외교장관 임명으로 정국이 경색된 가운데 야권은 ‘아마추어 외교’로 비판하면서 정치쟁점화에 나섰다. 일각에선 문 특보 경질 얘기도 흘러나온다.

여기에 아직 후보자 신분인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를 거친 통일된 의견이 아닌 것 같다”며 정부의 외교안보시스템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미국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문제로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문 특보의 발언이 터져 나오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외교전문가는 19일 “문 특보의 발언은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발언”이라면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왜 중국의 동맹국처럼 행동하는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미 외교소식통은 “미국 입장에선 문 특보의 발언을 수용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에도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청와대가 입장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백악관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의 발언을 두고 북한의 핵ㆍ미사일 활동 중단과 미국과의 논의를 통한 한미 군사훈련 축소를 전제했다는 점에서 한미 간 엇박자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 내에선 문 특보의 발언이 비핵화 담보 조치가 없을 경우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자신들의 북핵문제 해법과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문 특보가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한 발언도 사드는 주한미군과 한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미국 조야에 널리 퍼진 통념과 온도차가 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불러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 자리에서 사드 배치 지연 논란에 격노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사드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위비분담금 등 민감한 이슈들이 산적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을 지게 된 셈이다.

일단 한미 양국은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는 문 특보가 개인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으며 학자적 견해로 청와대 공식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역시 문 특보 발언 직후 한미 군사훈련은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던 데서 국무부가 “문 특보 개인 견해로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공식 견해를 반영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수위조절에 나서는 모습을보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나 강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 전에 적극 나서서 미국 측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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