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박삼구 선택은?…다시 ‘배수의 진’

- 19일 오전 금호산업 이사회 개최해 입장 정리
- 채권단 요구한 상표권 사용 조건 ‘수용 불가’ 전망
- “수용한다는 것은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포기한다는 뜻”
- 1라운드에선 컨소시엄 구성, 2라운드에선 상표권이 ‘승부수’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금호 상표권 사용을 둘러싸고 채권단의 압박을 받고 있는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다시금 ‘배수의 진’을 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인수전 1라운드에서 컨소시엄 구성 허용을 요구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면, 2라운드에선 상표권 사용 허용 조건을 둘러싼 승부수다.

19일 금호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은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요구한 원안 그대로의 상표권 사용 조건의 수용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당초 금호산업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어 채권단의 요청을 검토할 계획이었으나, 이사회 구성원 일정이 맞지 않아 19일로 연기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 상표권 사용 조건으로 ▷사용기간 5년 보장 15년 선택 사용 가능 ▷매출액 대비 0.2% 사용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가능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금호산업 이사회는 지난 9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상표권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의 수정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당초 제시한 상표권 사용 조건을 그대로 수용할 것을 요구하며 박 회장 측을 압박하고 있다.

박 회장 측의 입장은 19일 오전에 열리는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조율될 전망이지만, 채권단 요구가 이사회에서 그대로 수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 이사회에서 일부 사용 조건의 수정을 논의할 수는 있지만, 채권단이 협상 여지를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언이다.

박 회장 측의 승부수는 일전에 금호산업이 제시한 상표권 사용 조건이 합리적이라는 이해를 바탕하고 있다. ‘매출액의 0.5%’인 사용요율은 다른 회사와 비교해서도 높은 것이 아니며, 20년 사용 역시 이는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제시한 기간이라는 점에서 합당하다는 얘기다.

또 상표권 사용 조건을 채권단의 요구대로 수용할 경우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박 회장의 역할이 사라지게 된다는 점도 양보를 어럽게 한다. 금호 상표권은 박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지만, 남은 쟁점으로 꼽히는 대출만기 연장 및 방산업체 분리매각 등은 박 회장 영향력 밖의 일이다.

나아가 채권단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인정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어 박 회장으로서는 부담스럽다. 박 회장 측에서는 채권단이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제한한 상태에서 매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매각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법적 소송까지도 예고한 바 있다.

박 회장 측의 강경한 대응은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 조건 수용 압박을 높이면서 가능성을 흘리고 있는 실적 부진에 따른 우선매수권 박탈, 법정관리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곳은 사실 채권단”이라며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사를 망치는 것보다 중장기적으로 살리는 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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