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 이정환, “패닉 위기, 할머니 생각하며 버텼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이정환은 18일 충남 태안군 현대더링스 컨트리클럽(파72ㆍ7158야드)에서 끝난 KPGA 투어 카이도시리즈 골든 V1 오픈(총상금 3억원) 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뒤, 최종라운드 경기가 잘 안 풀려 패닉 상태에 들기도 했음을 고백했다.

이정환은 그러나 이날 생일을 맞은 할머니 얼굴을 떠올리며 위기를 이겨냈다고 말했다.

이정환은 경기가 끝난뒤 인터뷰를 통해 “사실 오늘 제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후반 들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패닉이 왔다고 할까? 그래도 잘 이겨냈다. 힘들 때마다 타수 차이가 있으니 잘하자고 계속 다짐했다”고 말했다. 

▶카이도 태안 대회에 생애 첫 승 한 뒤 그린 자켓을 입은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정환 [KPGA 제공]

‘패닉이 왔다고 했는데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주(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결승 연장전)에도 36홀씩 치면서 힘들었다. 연이어 이번 주도 경기하는데 당이 떨어졌다고 할까? 달콤한 것이 먹고 싶어 초콜릿을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었다. 두 번째 보기 했을 때(7번홀) 어지러웠다. 아마 햇빛이 너무 강해서 그랬던 것 같다. 많은 지인들이 응원을 와줬다. 부모님, 친구, 삼촌 등 너무 감사하다. 특히 오늘이 할머니 생신인데 힘들 때 마다 할머니 생각하면서 힘을 냈다”면서 생애 첫승의 영광을 할머니에게 돌렸다.

‘연장전에서 김승혁 선수와 또 다시 경기했는데 어떤 느낌이었는지’라는 질문에는 “(김)승혁이형이 신경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같은 직업이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동반자라고 생각했다. 지난 주 졌다고 싫어하거나 그런 것 전혀 없다. 이번에도 승혁이형과 재미있게 치자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정환은 동행 정훈(23)이 자신의 캐디백을 멘 것과 관련, “동생이 군 전역 이후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내가 먼저 캐디를 제안했다. 동생이 골프를 잘 몰라 코스에서도 바람 부는 방향 정도만 물어보지 그 이상으로는 물어보지 않는다.(웃음) 내가 조금씩 힘들어 할 때 동생이 ‘뭐가 힘들어?’ 하고 툭 친다. 동생이랑 어릴 적부터 너무 친했기 때문에 서로 말 하지 않아도 잘 아는 부분이 있다. 코스 공략이나 다른 부분 내가 다 해야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나에게 편안함을 준다”면서 담담하면서도 진한 형제애를 소개했다.

‘2010년 데뷔해서 골프가 그 동안 잘 안되었던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골프가 그 동안 잘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게 더 답답했다. 입스가 왔거나 공이 똑바로 안 가면 고치면 되는데, 골프는 잘 되는데 성적이 안 나는 것이다. 중국을 경험하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환의 백을 멘 동생 정훈(왼쪽)과 정환 형제가 이정환의 첫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PGA 제공]

이정환은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다. 끝이 아니다. 앞으로 우승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아직 상반기다. 하반기 큰 대회들이 많이 남아 있다. 내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빨리 확인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최종라운드를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이정환이 유리해 보였지만 김승혁이 1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이정환을 압박했다. 17번홀에서 이정환은 한타 잃고, 김승혁은 한타 줄이는 ‘투샷스윙’으로 17언더파 동타가 됐다. 이때부터 이정환은 할머니 얼굴을 자주 떠올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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