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3만명 시대] 북한이탈주민 40% “차별받은 적 있다”

- 시간 흐를수록 자부심 낮아져
-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침해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북한을 탈출해 온 북한이탈주민이 3만명이 넘어서면서 어엿한 대한민국의 일부가 됐지만 이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다. 이들 10명 중 4명은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차별은 대한민국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북한인권정보센터에 의뢰해 북한이탈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 중 73.5%가 “대한민국 국민이 된것 자랑스럽다”고 답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3.5%는 대한민국이 국가적 위기에 처했을 때 당장의 내 안위보다 위기 극복을 위해 동참하겠다고 답해 국민으로서 기본적인 가치와 신념, 태도를 갖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기대케했다. 

우리 사회에서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 3만명을 넘었지만 우리 국민은 아직 이들을 ‘외부인’으로 취급하며 차별을 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10명 중 4명은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지난해 4월 집단으로 탈북한 북한식당 여직원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이같은 자부심은 대한민국에서 거주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낮아졌다. 5년 미만 거주자는 64%가 “자부심을 매우 느낀다”고 답한 반면 20년 미만 거주자는 그 비율이 16.7%에 불과했다.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편견 때문이다.

이들 중 56.5%가 “일반 국민이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편견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고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42.5%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취직을 해 직장샐활을 하거나 지역사회 내에서 겪는 경험을 통해 편견을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북한이나 북한 사회에 대한 인식이 그대로 이들에게 덧씌워져 ‘북에서 오면 다 빨갱이’라거나 ‘정부 지원으로 사는 사람들’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차별을 경험한 분야에 대해서 이중 84.7%는 고용부문에서 경험했다고 답해 안정적인 정착을 저해하는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에 대한 차별은 일반 국민 뿐 아니라 국가기관에 의해서 자행되기도 한다. 실제로 2015년에 북한이탈주민의 신변보호를 담당하는 경찰관이 북한이탈주민이 일하는 건물 관리소장에게 거기 탈북자가 있는걸 알고 있느냐“고 신분을 노출시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2009년에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도와야할 하나원 직원이 한 북한이탈주민이 입소교육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국내 친지들에게 연락도 하지 않고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국가인권위원회가 경고조치를 하기도 했다.

이들이 부당하게 경험한 차별은 우리 사회의 주요한 갈등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들 중 60.5%가 자신들과 일반 국민들 사이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측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차별의 대상이 되는 것이 일반 국민들이 가진 이미지가 나쁘기 때문인 것이 확인된 만큼 범국민적 인식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각종 매체에서 이들에 대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모습을 보여줘 이들이 일반 국민과 동일한 감정과 행동양식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hy37@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