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간 3승…실젤예 김지현 ‘우승도 습관’

성유리남편 안성현이 코치
식사시간도 잊고 맹렬 연습

한국여자오픈 메이저까지 포옹
언제든 우승후보로 대변신

프로골퍼 김지현(26ㆍ한화) 때문에 난리다. 2010년 투어에 데뷔했지만 지난해까지 우승은 1도 없었고, 지난 6년간 우승 경쟁을 하다 제 풀에 무너지곤 했던 선수였다. 그런데 최근 50일간 기적을 일궈냈다.

4월말 KG이데일리레이디스오픈서 125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승을 거뒀고, 지난 11일 에쓰오일대회, 18일 한국여자오픈,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시즌 3승 겸 통산 3승, 메이저 첫승, 50일간 상금5억8000만원. KLPGA의 ‘대세’로 우뚝 섰다.

헤럴드 스포츠팀은 최근 ‘50일간의 기적’을 일군 김지현을 만났다. 생애 첫 승이후 내리 3주연속 우승한 세계랭킹 1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을 닮았다. 50일간의 기적 후일담과 김지현을 둘러싼 스토리도 흥미롭다.

2010년 데뷔후 동료들의 우승만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던 김지현프로가 올들어서만 3승을 올리며 KLPGA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오른쪽은 김지현 프로의 승부근성을 키우며 올 3승의 일등공신인 안성현 코치.

그는 ‘실젤예(실물이 제일 예쁜)’으로 통한다. 그러나 외모엔 관심이 적고, 훈련에 관심이 많다는 동료들의 평가가 많다. 지금까지 숱한 역전패의 원인이 실력부족때문이라는 안성현(36) 코치의 지적을 달게 받고 연습에 집중했다. 연습에 관한한 ‘세젤예’이다.

시력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었다. 김지현은 “눈이 정말 좋지 않다. 하지만 골프를 하는 데 전혀 지장은 없다”고 답했다. 리더보드를 볼 줄 모르는 골퍼라는 입담이 시력 얘기를 증폭시킨 측면은 있다. 김지현은 18일에도 “진짜 솔직히, 오늘도 16번홀 홀아웃 하고 가면서 선두인줄 알았고, 17,18번홀이 너무 긴장됐다“고 말했다. 다른 건 다 보이고, 먼 데 있는 리더보드를 못볼 정도의 시력은 경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지현의 코치 안성현 프로는 유명 연예인과의 결혼으로 포털사이트 실검순위에 오른 바 있는 ‘품절남’이다. 안성현 프로의 아내인 ‘핑클’ 멤버 성유리 씨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지현 프로 3승! 메이저 우승 축하해요. 정연주 프로도 멋졌어요. 김지현 프로, 정연주 프로, 울서방 최고’라고 적었다.

훈련이 엄격해 선수의 실력을 까칠하게 평가하기로 소문난 안 코치는 올 시즌 직전 까도남(까칠한 도시남자) 답지 않게 김지현의 우승을 예언한다. 그리고 불과 한달여만에 우승하자 김지현은 안코치에 안겨 펑펑울었다.


“너무 펑펑 울었죠. 그래서 지금은 창피해서 그 장면 잘 안 봅니다.” 김지현은 우승 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두산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놓친 것이라고 했다.

“다 좋은데 밥 좀 먹이면서 훈련했으면 좋겠어요.” 김지현은 품절남 안성현을 ‘밥 굶기는 남자’로 만들었다. 안 코치도 ”연습에 몰두하다 보면 식사시간을 자주 넘겨요”라고 쿨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원래 까칠한데, 우승한 이후에는 다정다감해졌습니다”라고 눙쳤다.

KLPGA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김지현은 올시즌 남은 목표에 대해 “최대한 톱10에 많이 드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수치로 꼭 짚어 표현해달라고 하니 ‘15회 이상’이라는 답이 나왔다. 안성현 코치도 “톱10 목표는 저도 마차가집니다. 상위권에 있으면 그만큼 우승기회도 많아지죠”라고 동의했다. 다른 걸로는 티격태격하면서도 골프 얘기만큼은 둘의 의견이 꼭 일치했다. 코치와 선수는 이제 ‘즐기는 골프’ 반열에 진입하는 듯 하다. 시즌이 끝날때 어떤 결과물을 낼지 궁금해진다.

유병철 기자/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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