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혈 법비 권율, 열혈 기자로 돌아오다

드라마 ‘귓속말’서 법비 강정일 역
새로운 악역의 기준 제시 열연

영화 ‘박열’서 신문기자 이역 역
독립 투쟁 제대로 알리며 맹활약
드라마-영화 넘나들며 ‘종횡무진’

배우 권율이 맹활약하고 있다. 벌써부터 연말 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얼마전 드라마 ‘귓속말’에서 강정일이라는 역할로 주목을 받더니,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박열’에서는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아나키스트 박열(이제훈)을 취재해 한국인에게 그의 투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일본에 온 조선의 신문기자 이석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권율의 외모에 약간의 스타일만 가미해도 캐릭터에 딱 맞아떨어진다. 권율은 “ ‘귓속말’에서는 심리적 상황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예민하게 다듬어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전했다.

권율이 맡은 강정일은 조폭 백상구(김뢰하)에게 자신의 지저분한 뒷처리를 맡긴다. 강정일은 거대 로펌 ‘태백’의 변호사라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백상구를 시켜 방산 비리를 취재하던 기자를 청부살인한다. 권율에게 ‘권속말’을 선택한 계기를 물었다.

드라마 ‘귓속말’에서 강정일이라는 역할로 주목을 받았던 권율이 28일 개봉하는 영화 ‘박열’에서는 조선의 신문기자 이석을 맡았다.

“선과 악의 구분이 아니다. 선과 악이 공존한다. 이동준(이상윤)은 청부재판으로, 신영주(이보영)도 추적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강정일도 소시오페스 한 면으로만 다가가지 않는다. ‘악은 성실하다’는 대사는 세익스피어 극을 보듯이 강렬하다.“

권율은 법 위에서 법을 지능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법비(法匪)를 다룬 ‘귓속말’의 작가가 법이라는 제도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도덕적인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여 강제하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처럼 좋은 마음으로 벌을 줄 수도 있고, 나쁜 마음이지만 법을 이용하는 법비도 있다. 법비들이 법의 이중잣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보여준 것 같다. 제가 맡은 강정일은 이성과 감정으로 하는 행동이 악행 또는 비수로 다가가는 거였다.”

권율은 “강정일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음식, 걸음걸이, 옷차림,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기본자료를 보고 유추해냈다”면서 “ ‘귓속말’은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게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권율의 이야기는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흥미진진했다. 마치 드라마 현장에 있는 듯했다.

“최일환(김갑수)과 강유택(김홍파)이 극의 중심에 있었다. 두 선생님의 기운이 막강하게 부딪혔다. 내가 아버지(강유택)의 죽음을 빨리 알게됐다. 그러면서 장정일, 최일환, 이동준(이상윤)이 삼각구도처럼 물고 물렸다. 팽팽한 삼각구도가 드라마를 보는 재미였다. 과녁은 하나 총구는 두개(권율), 총구는 하나 과녁은 두개(동준) 같은 대사도 흥미로웠다.”

멜로는 장르물에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귓속말’은 멜로마저도 장르물 스토리에 잘 물려들어갔다. 정통멜로와는 분명 다른 점이었다. 작품을 해석하는 권율의 안목은 예사롭지 않았다.

“멜로도 작가 세계관일 수도 있다. 아무 이해 관계 없는, 마음 하나로 아파하고 기뻐하고 행동하는 게 정통멜로의 시작이었다면, 여기서는 모든 사랑들이 많은 이해관계에 얽혀있다. 애증과 복수 등 이해관계가 얽힌 어른멜로이자 동지멜로라 할 수 있다.”

작품의 결말과 의미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이번 드라마에 참가한 배우로서 허무맹랑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 이런 세상이 있겠구나 하고 호기심으로 바라봤다. 법비들은 모두 벌을 받았다. 재판 받고, 파멸하는 과정을 담아, 작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인물들이 그 안에서 달려가는 목표가 있고 목적지를 가다 얽키고 설키는데, 작가의 화법인 물고 물리는 반전으로 권선징악을 통렬히 전했다고 본다.”

권율은 영화 ‘박열’에서 조선의 기자(이석)로 잠깐 나온다고 했다. 영화를 봤더니, 매우 중요한 역할이었다.

이석은 일본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재판을 조선인의 눈으로 본다. 처음에는 이런 친구들이 무슨 독립운동을 할까 하고 생각했지만, 결국 진짜 독립운동에 관한 이야기임을 알게 된다.

대한민국이나 중국, 미주 땅에서 독립운동을 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일본내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한국인의 이야기는 생소한 면이 있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독립운동을 해도 100% 왜곡보도돼 알려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 실상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여기에 이석(권율) 기자의 역할이 있다.

“조선에서 온 이석 기자는 박열이 어떻게 민족을 위해 항거하고 싸웠는지, 부당함을 세계에 알렸는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그러다 나중에는 이들과 함께 싸워나간다.”

서병기선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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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혈 법비 권율, 열혈 기자로 돌아오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권율이 맹활약하고 있다. 벌써부터 연말 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얼마전 드라마 ‘귓속말’에서 강정일이라는 역할로 주목을 받더니,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박열’에서는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아나키스트 박열(이제훈)을 취재해 한국인에게 그의 투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일본에 온 조선의 신문기자 이석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권율의 외모에 약간의 스타일만 가미해도 캐릭터에 딱 맞아떨어진다. 권율은 “‘귓속말’서는 심리적 상황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예민하게 다듬어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전했다.


권율이 맡은 강정일은 조폭 백상구(김뢰하)에게 자신의 지저분한 뒷처리를 맡긴다. 강정일은 거대 로펌 ‘태백’의 변호사라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백상구를 시켜 방산 비리를 취재하던 기자를 청부살인한다. 권율에게 ‘권속말’을 선택한 계기를 물었다.

“선과 악의 구분이 아니다. 선과 악이 공존한다. 이동준(이상윤)은 청부재판으로, 신영주(이보영)도 추적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강정일도 소시오페스 한 면으로만 다가가지 않는다. ‘악은 성실하다’는 대사는 세익스피어 극을 보듯이 강렬하다.“

권율은 법 위에서 법을 지능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법비(法匪)를 다룬 ‘귓속말’의 작가가 법이라는 제도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도덕적인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여 강제하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처럼 좋은 마음으로 벌을 줄 수도 있고, 나쁜 마음이지만 법을 이용하는 법비도 있다. 법비들이 법의 이중잣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보여준 것 같다. 제가 맡은 강정일은 이성과 감정으로 하는 행동이 악행 또는 비수로 다가가는 거였다.”

권율은 ”강정일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음식, 걸음걸이, 옷차림,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기본자료를 보고 유추해냈다”면서 “‘귓속말’은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게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권율의 이야기는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흥미진진했다. 마치 드라마 현장에 있는 듯했다.

“최일환(김갑수)과 강유택(김홍파)이 극의 중심에 있었다. 두 선생님의 기운이 막강하게 부딪혔다. 내가 아버지(강유택)의 죽음을 빨리 알게됐다. 그러면서 장정일, 최일환, 이동준(이상윤)이 삼각구도처럼 물고 물렸다. 팽팽한 삼각구도가 드라마를 보는 재미였다. 과녁은 하나 총구는 두개(권율), 총구는 하나 과녁은 두개(동준) 같은 대사도 흥미로웠다.”

멜로는 장르물에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귓속말’은 멜로마저도 장르물 스토리에 잘 물려들어갔다. 정통멜로와는 분명 다른 점이었다. 작품을 해석하는 권율의 안목은 예사롭지 않았다.

“멜로도 작가 세계관일 수도 있다. 아무 이해 관계 없는, 마음 하나로 아파하고 기뻐하고 행동하는 게 정통멜로의 시작이었다면, 여기서는 모든 사랑들이 많은 이해관계에 얽혀있다. 애증과 복수 등 이해관계가 얽힌 어른멜로이자 동지멜로라 할 수 있다.”

작품의 결말과 의미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이번 드라마에 참가한 배우로서 허무맹랑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 이런 세상이 있겠구나 하고 호기심으로 바라봤다. 법비들은 모두 벌을 받았다. 재판 받고, 파멸하는 과정을 담아, 작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인물들이 그 안에서 달려가는 목표가 있고 목적지를 가다 얽키고 설키는데, 작가의 화법인 물고 물리는 반전으로 권선징악을 통렬히 전했다고 본다.”


권율은 영화 ‘박열’에서 조선의 기자(이석)로 잠깐 나온다고 했다. 영화를 봤더니, 매우 중요한 역할이었다. 이석은 일본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재판을 조선인의 눈으로 본다. 처음에는 이런 친구들이 무슨 독립운동을 할까 하고 생각했지만, 결국 진짜 독립운동에 관한 이야기임을 알게 된다. 대한민국이나 중국, 미주 땅에서 독립운동을 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일본내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한국인의 이야기는 생소한 면이 있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독립운동을 해도 100% 왜곡보도돼 알려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 실상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여기에 이석(권율) 기자의 역할이 있다.

“조선에서 온 이석 기자는 박열이 어떻게 민족을 위해 항거하고 싸웠는지, 부당함을 세계에 알렸는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그러다 나중에는 이들과 함께 싸워나간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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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혈 법비 권율, 열혈 기자로 돌아오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권율이 맹활약하고 있다. 벌써부터 연말 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얼마전 드라마 ‘귓속말’에서 강정일이라는 역할로 주목을 받더니,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박열’에서는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아나키스트 박열(이제훈)을 취재해 한국인에게 그의 투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일본에 온 조선의 신문기자 이석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권율의 외모에 약간의 스타일만 가미해도 캐릭터에 딱 맞아떨어진다. 권율은 “‘귓속말’서는 심리적 상황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예민하게 다듬어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전했다.


권율이 맡은 강정일은 조폭 백상구(김뢰하)에게 자신의 지저분한 뒷처리를 맡긴다. 강정일은 거대 로펌 ‘태백’의 변호사라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백상구를 시켜 방산 비리를 취재하던 기자를 청부살인한다. 권율에게 ‘권속말’을 선택한 계기를 물었다.

“선과 악의 구분이 아니다. 선과 악이 공존한다. 이동준(이상윤)은 청부재판으로, 신영주(이보영)도 추적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강정일도 소시오페스 한 면으로만 다가가지 않는다. ‘악은 성실하다’는 대사는 세익스피어 극을 보듯이 강렬하다.“

권율은 법 위에서 법을 지능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법비(法匪)를 다룬 ‘귓속말’의 작가가 법이라는 제도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도덕적인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여 강제하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처럼 좋은 마음으로 벌을 줄 수도 있고, 나쁜 마음이지만 법을 이용하는 법비도 있다. 법비들이 법의 이중잣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보여준 것 같다. 제가 맡은 강정일은 이성과 감정으로 하는 행동이 악행 또는 비수로 다가가는 거였다.”

권율은 ”강정일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음식, 걸음걸이, 옷차림,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기본자료를 보고 유추해냈다”면서 “‘귓속말’은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게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권율의 이야기는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흥미진진했다. 마치 드라마 현장에 있는 듯했다.

“최일환(김갑수)과 강유택(김홍파)이 극의 중심에 있었다. 두 선생님의 기운이 막강하게 부딪혔다. 내가 아버지(강유택)의 죽음을 빨리 알게됐다. 그러면서 장정일, 최일환, 이동준(이상윤)이 삼각구도처럼 물고 물렸다. 팽팽한 삼각구도가 드라마를 보는 재미였다. 과녁은 하나 총구는 두개(권율), 총구는 하나 과녁은 두개(동준) 같은 대사도 흥미로웠다.”

멜로는 장르물에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귓속말’은 멜로마저도 장르물 스토리에 잘 물려들어갔다. 정통멜로와는 분명 다른 점이었다. 작품을 해석하는 권율의 안목은 예사롭지 않았다.

“멜로도 작가 세계관일 수도 있다. 아무 이해 관계 없는, 마음 하나로 아파하고 기뻐하고 행동하는 게 정통멜로의 시작이었다면, 여기서는 모든 사랑들이 많은 이해관계에 얽혀있다. 애증과 복수 등 이해관계가 얽힌 어른멜로이자 동지멜로라 할 수 있다.”

작품의 결말과 의미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이번 드라마에 참가한 배우로서 허무맹랑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 이런 세상이 있겠구나 하고 호기심으로 바라봤다. 법비들은 모두 벌을 받았다. 재판 받고, 파멸하는 과정을 담아, 작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인물들이 그 안에서 달려가는 목표가 있고 목적지를 가다 얽키고 설키는데, 작가의 화법인 물고 물리는 반전으로 권선징악을 통렬히 전했다고 본다.”


권율은 영화 ‘박열’에서 조선의 기자(이석)로 잠깐 나온다고 했다. 영화를 봤더니, 매우 중요한 역할이었다. 이석은 일본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재판을 조선인의 눈으로 본다. 처음에는 이런 친구들이 무슨 독립운동을 할까 하고 생각했지만, 결국 진짜 독립운동에 관한 이야기임을 알게 된다. 대한민국이나 중국, 미주 땅에서 독립운동을 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일본내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한국인의 이야기는 생소한 면이 있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독립운동을 해도 100% 왜곡보도돼 알려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 실상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여기에 이석(권율) 기자의 역할이 있다.

“조선에서 온 이석 기자는 박열이 어떻게 민족을 위해 항거하고 싸웠는지, 부당함을 세계에 알렸는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그러다 나중에는 이들과 함께 싸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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