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가족스캔들 공개사과…‘의회 출석’ 초강수

-‘형제의 난’ 언론보도 후 6일만에 빠른 사과 성명
-시민들에게 사과했지만 권력남용 혐의는 부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리셴룽(李顯龍ㆍ65) 싱가포르 총리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 자택 처분 문제로 불거진 ‘가족 스캔들’에 공식사과했다. 아울러 의회에 출석해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안건을 자유투표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함께 표명했다.

리 총리는 19일(현지시간) 현지 방송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3분 40초 길이의 입장발표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이 분쟁으로 싱가포르의 명예와 정부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받아 진심으로 유감이다”라면서 “총리로서 사과한다. 양친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심정이실지 생각하니 참담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2015년 사망한 리콴유 전 총리의 맏아들인 리 총리는 아버지에 이어 인민행동당(PAP)를 이끌고 있다. 최근 여동생 리웨이링(李瑋玲·62)과 남동생 리셴양(李顯陽·60)은 리 총리가 자택을 철거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권력을 남용해 자신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을 언론을 통해 제기한 상태다.

리 총리는 이에 대해 총리로서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해당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대신 오는 7월 3일 의회에서 전체공개토론을 열어 해당 안건을 자유투표에 붙이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모든 하원의원과 PAP하원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게 이번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고 본인과 내각을 철저히 심문하라고 촉구한다. 의회 공개토론을 통해서 관련 의혹이 해소되고 국가와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발표는 리 총리의 강수라는 분석이다. 시점도 빨랐고 방법도 파격적이다.

리 총리의 공개 사과는 그의 형제들이 언론을 통해 해당 의혹을 제기한 후 6일만에 이뤄졌다. 지난 2011년 총선당시 정부정책의 실책을 사과한 후 6년만이자 리 총리 재임 중 두번째다.

표결안내문 없이 자유투표에 붙인다는 결정도 파격이다. 수십년간 장기집권 중인 압도적 다수의회의 총리가 자유투표를 제안하는 일은 싱가포르에서 드문 일이다. 리 총리는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도입 논란이 정국을 강타했을 때도 자유투표를 시행하지 않았고, 2002년과 2009년 두 차례만 표결안내문 없는 자유투표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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