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UN 난민의 날과 이흑산

한국인이 되길 바라는 프로복서 이흑산(34)은 아프리카 출신 ‘난민’ 신분이다. 2015년 8월 무주 세계 군인선수권대회에 아프리카 한 나라의 국가대표로 참가했다가 팀 대열에서 이탈해 망명을 신청했다.

그는 가혹행위를 당했고, 생계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1차 망명 신청에서 탈락했다. 현재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일단 망명신청자 신분으로 국내 복싱인들의 보호 속에 훈련하고 있는 이흑산은 지난 5월27일 한국 프로 데뷔 4전(3승1무)만에 슈퍼웰터급 한국챔피언에 올랐다.


침체기의 한국 복싱계 일각에서는 그의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지기를 고대한다. 그래서 1차 방어전 일정(7월29일)도 서둘러 잡았다.

긴 팔에 유연함 까지 갖춘 이흑산은 “챔피언 벨트라도 있으면 쉽게 추방 당하지 않을 것 같아 매일 샌드백을 두드리고 있다”며 “운동은 힘들지 않다. 1차 방어전에서도 꼭 승리하겠다. 목표는 강제 송환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선수가 이탈한 나라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강제송환시 그가 당할 불이익은 5년이상의 징역에서 최고 사형이라고 한다. 상식을 초월한다.

이흑산 케이스와는 다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딸 레아가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여긴다는 프로농구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귀화 결정도 늦어지고 있다. 아시아 5위로 전락한 농구계가 학수고대 하고 있다. 6명이나 귀화시킨 아이스하키나 스카우트형 특별귀화를 단행한 루지와는 대조적이다.

이흑산과 라틀리프의 공통점은 피부색이 짙다는 것. 우리의 망명 및 귀화 수용 관행은 유색 인종에 인색한 느낌이다.

6월20일은 1975년 제정된 아프리카 난민의 날이 2000년 국제연합 특별결의에 의해 유엔 난민의 날로 격상된 날이다. 우리의 난민, 귀화 수용 문화에 인종차별은 없는지 돌아보는 날이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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