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아 부모 두번 울린 병무청…“아들은 병역기피자”

[헤럴드경제=이슈섹션]병무청 때문에 억장이 무너진 실종아동 부모의 사연을 19일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실종된 아들 김하늘 씨를 찾고 있던 어머니 정혜경 씨는 지난 2013년 병무청으로부터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김하늘 씨는 실종 당시 3살이었으나 현재 나이는 24살이다. 김 씨가 부모 곁에 있었다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할 청년이지만 20년 가까이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


어머니 정혜경 씨는 아들이 실종 상태라고 병무청에 알렸지만 돌아온 답변은 부모를 괴롭게 했다. 병무청 측은 “(아들) 주민등록을 말소시키지 않으면 병역 기피자가 된다”고 전한 것이다.

결국 정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주민센터를 방문해 자신의 손으로 직접 아들의 주민등록을 말소시켰다. 이후 정 씨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등본을 뗄 때마다 아들이 없는 걸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실종아동의 부모에게 입영통지서는 단순한 서류가 아니다. 이는 형사 처벌과도 직결된다. 이들은 병무청 훈령 ‘병무사범 예방 및 조사에 관한 규정’에 의해 병역의무 기피자로 고발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등록을 유지한 실종 아동들이 병무청으로부터 입영 대상으로 간주되고 이들의 부모가 끊임없이 아들의 검사와 입영, 나아가 주민등록 말소를 요구받는 이유다.

병무청 관계자는 “주민등록을 유지한 실종 아동은 ‘거주 불명자’에 속한다”며 “거주 불명자에는 ‘자발적’ 가출자 등도 포함되는데, 이들 모두를 일괄적으로 별도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은 악용될 소지가 있어 현재로선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종 아동의 부모들은 ‘주민등록 말소’만큼은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주민등록 말소는 아이의 사망선고와 같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들이 의료보험비용을 내면서까지 주민등록을 유지시키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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