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은 타이밍] 속타는 정부, 추경 데드라인 눈앞에…朴정부땐 평균 25일만에 통과

추경전쟁 본격화…“정치 정점과 분리, 신속 심사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지 20일로 2주째가 됐지만, 다른 정치쟁점들에 밀려 국회 심의가 겉돌고 있다. 이달을 추경안의 국회 통과 ‘데드라인’으로 삼고 다음달부터 집행에 나서려는 정부로서는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국회를 찾아 협조를 구하는 등 신속한 심사를 촉구하고 나서 정부ㆍ여당과 야권의 추경전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악화된 청년실업 등 ‘고용대란’ 해결의 물꼬를 트기 위해 추경을 편성했다. 지난주 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현 상황을 그대로 둔다면 청년실업이 ‘재앙’이 될 것이라며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도 고용우수기업을 찾아 “(재정에) 여유가 있을 때 급한 일자리 문제에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추경을 제출했다”며 국회의 신속한 심사와 통과를 촉구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을 위한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지 20일로 만 2주가 되면서 정부ㆍ여당과 야권의 ‘추경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고용우수기업을 찾아 국회의 추경안 통과를 촉구하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헤럴드경제DB]

야권에서는 이번 추경이 국가재정법의 요건에 맞지 않고 세금을 투입한 일자리 창출이 고용위기 탈출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임명 등을 둘러싼 여야의 ‘파워게임’에 추경 심사가 뒷전으로 밀려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일자리 위기는 이전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비롯된 것인데다, 새정부 출범 이전부터 추경 필요성이 거론돼왔던 만큼, 정치쟁점과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과거에도 정쟁 속에서도 민생을 위한 추경에는 여야가 뜻을 같이했다.

실제로 여야 관계가 정반대였던 박근혜 정부 때에는 4년의 재임기간 동안 3차례 추경을 편성했는데, 평균 24.7일만에 국회 심의를 통과했다. 박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3년의 경우 세입결손 보전 및 민생안정과 경기회복을 위한 17조3000억원의 추경안이 19일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추경(11조6000억원)은 18일만에, 지난해 조선업 등 구조조정 대응을 위한 추경(11조2000억원)은 37일만에 각각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정치권이 민생 등을 위한 추경에는 적극 협조했던 셈이다.


게다가 과거에는 추경을 위해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등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었지만, 이번에는 세계잉여금과 초과세수로 충당해 추가적인 재정부담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 대해 낮은 수준의 정부 부채와 지속적인 재정흑자 등을 고려할 때 추경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추경의 생명은 ‘타이밍’, 즉 집행 시점에 있다.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자칫 어렵게 편성한 예산을 다 쓰지 못할 수도 있으며, 하반기 경제정책 수립이나 내년도 예산 편성 등에도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

새정부의 1호 정책인 이번 추경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추진력 및 정치권의 협치 가능성을 시험하는 가늠자가 되고 있다. 국회가 추경 편성안의 적절성과 효과 등을 면밀히 따져 보완할 것은 보완해 일자리 및 민생 위기 해결에 적극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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