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대란 그 이후 ①] 올렸다 내렸다 ‘고무줄 치킨값’…진실은

-치킨 프렌차이즈 가격인상 철회
-일각선 과도한 광고비 지출 지적
-이익증가 불구 인상, 신뢰만 잃어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일산에 사는 직장인 강모 씨는 퇴근후 치맥(치킨 맥주)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러나 ‘치킨 2만원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2만원을 내고 사먹느니 차라리 사먹지 않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강 씨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 해도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고 했다. 이어 강 씨는 “편의점에 가도 다양한 치킨 안주거리가 많은데 프랜차이즈점에 가서 사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몇달 사이 치킨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냉랭해졌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격 인상의 명분으로 가맹점주의 경영난 문제와 AI로 인한 닭고기값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가장 먼저 반기를 든 것은 대한양계협회다. AI로 닭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가격인상은 되레 소비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비싼 치킨’ 불매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AI로 원가가 올라 값을 올린다는 업계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사진=치킨 관련 이미지]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값 인상과 관련해 ‘갑질’ 조사에 착수하자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백기를 들었다. 이에대해 강 씨는 “치킨업계가 갑자기 꼬리를 내린 것은 치킨값 인상에 대해 뭔가 약점이 있다는 것이고 결국 소비자를 우롱한 꼴 밖에 안된다”며 “이는 그동안 과도하게 광고비용을 지출해 왔다고 우회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치킨은 국내 업체들 중 가장 많은 광고ㆍ판촉비용을 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147억원, BBQ 128억원, BHC(101억원), 굽네치킨(98억원) 순으로 광고ㆍ판촉 비용을 지출했다. 이들 모두 아이돌 가수 등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만큼 아이돌 마케팅 비용은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치킨값에서 적지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품 개발 보다는 연예인을 동원한 광고에 투자를 많이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가맹점주의 부담이자 치킨가격 상승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BBQ, 교촌치킨, bhc 등 치킨프랜차이즈 빅3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는 점도 눈길이 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이 2911억34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6억9700만원으로 14.4% 늘었다. BBQ는 같은기간 매출액이 2197억5300만원으로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1억1900만원으로 전년보다 27.3% 올랐다. bhc는 지난해 2326억원의 매출을 올려 창사 이래 첫 2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처럼 본사 매출이 증가했고 특히 영업이익률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이번 가격 인상은 단순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탁 물가 상승 때문에 서민들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인상 강행은 오히려 소비자 신뢰를 잃은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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