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대란 그 이후 ②] 꼬리내린 치킨값, 속내는 제각각 이지만…

-소비자 ‘기회주의’ 엿보이지만 ‘싸면 그만’
-광고비 수천 지출보다 효과, 이미지 제고
-매장서 가격ㆍ배달문의 평소 2배이상 늘어
-일각 곱잖은 시선 “업계 수익악화 부추겨”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가격인상 이슈로 한바탕 여론을 흔들었던 치킨업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부 업체들이 가격인하라는 ‘역주행’ 카드를 꺼내며 새로운 경쟁구도에 돌입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BBQ를 대상으로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에 대한 현장 조사에 돌입하자 업계는 초긴장모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는 남용ㆍ담합 등이 아니면 가격결정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업계는 공정위라는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다.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자구책을 찾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가장 발빠른 대응은 역시 가격인하다.

치킨 프랜차이즈 ‘또봉이통닭’은 치킨값을 20일부터 한 달간 가격을 인하키로 했다. 1만1000원인 양념통닭은 1만450원, 1만2000원인 파닭과 간장마늘통닭은 1만1400원으로 조정된다. 다만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또봉이통닭(8900원)은 이번 이벤트에서 제외됐다. 앞서 또봉이통닭은 AI로 닭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던 지난 3월에도 모든 메뉴 가격을 평균 5% 인하한 바 있다.

또봉이통닭 복희수 본부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또봉이통닭에 쓰이는 육계는 도계업체와 연간 계약으로 공급받고 있어 AI와 시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어차피 광고비로 지출해야 할 비용이 있기 때문에 마진을 줄이며 홍보를 하는 것이 비용대비 더 큰 효과”라고 했다. 해당 업체는 가격인하를 발표한 후 홈페이지 방문자와 가맹계약 문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서울 시내 또봉이통닭 한 매장]

가격이 저렴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복 본부장은 “메이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10호(1kg) 닭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 자사는 7호(650~750g) 삼계용 닭을 사용하고 있어 원가구조에서 차이가 난다”며 “배달이 아닌 포장 위주의 운영방식, 스타 마케팅이나 광고비에 무리한 지출을 하지 않는 점 등이 저렴한 치킨을 팔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격인하 소식에 소비자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또봉이치킨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종업원 A 씨는 “치킨값 인하가 발표되면서 매장으로 배달문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이 매장에서는 또봉이치킨 배달 시엔 별도의 가격(1만2000원)이 적용된다. 서울 성북구 한 매장 관계자는 “매출로 직결되기 보다 인지도 낮던 또봉이통닭 자체의 브랜드 홍보효과가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이밖에도 bhc는 7월 15일까지 대표 메뉴인 ‘뿌링클 한마리’, ‘후라이드 한마리’, ‘간장골드 한 마리’ 등 3개 메뉴를 1000~1500원 할인판매한다. ‘회장 성추행’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호식이두마리치킨도 16일부터 두마리세트 메뉴는 2000원, 한마리 및 부위별 단품메뉴는 1000원씩 낮춰 제공하고 있다.

평소 치킨을 일주일에 1회 이상 먹는다는 직장인 이기웅(33) 씨는 “공정위 조사에 치킨값 인하는 다소 기회주의적인 마케팅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소비자로서는 가격이 싸다면 언제든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살 깍아먹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인하 마케팅은 장기적으로 업계 전체의 수익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이미 포화상태인 치킨시장에 더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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