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유라 신병확보 또 실패…법원 “구속영장 기각”

-‘정유라의 범행 가담 정도’가 또 발목
-“어머니가 시켰다” 전략 어느 정도 통한 셈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법원이 정유라(21) 씨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마저 기각하면서 정 씨 신병확보에 나섰던 검찰은 또 한번 벽에 부딪혔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0일 오후 10시13분께 “추가된 혐의를 포함한 범죄사실의 내용, 피의자의 구체적 행위나 가담 정도 및 그에 대한 소명 정도, 현재 피의자의 주거상황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구속영장을 발부하기엔 정 씨가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고, 도주의 우려도 낮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두 차례에 걸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서 줄곧 ‘어머니(최순실)가 시켜서 한 일이다’, ‘두 살 배기 아들을 둔 엄마’라는 정 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도 이달 3일 “청구된 범죄사실에 따른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춰 현 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첫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첫 영장 기각 후 16일간 정 씨의 전 남편과 보모, 마필관리사 등 주변 인물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며 영장 재청구를 위한 보강수사에 주력했다.

특히 첫 영장 혐의에선 빠졌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독일 회사 코어스포츠를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약 78억원을 지원받고, 삼성이 제공한 명마 ‘비타나V’를 ‘블라디미르’로 교체받고도 이를 숨긴 혐의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두 번째 영장발부도 불발에 그치면서 정 씨 구속 수사를 목표로 했던 검찰은 방향을 수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정 씨를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초미의 관심은 제3자 뇌물수수죄 수사의 향방이다. 정 씨는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로 규정한 삼성그룹 승마 특혜지원 의혹의 당사자다.

특히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코어스포츠에서 일하며 월급을 받았던 남편 신주평 씨에게 삼성그룹의 승마 지원 정황을 묻는 데 집중했다.

정 씨의 변호인인 오태희 변호사는 3차 소환조사를 마친 뒤 “(검찰이) 이틀간 삼성의 승마 지원 부분에 대해 가장 많이 물어봤다”며 “본인이 아는 범위 내에선 다 이야기했고, 검찰도 사실에 입각해서 진술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유라의 나이와 살았던 경험, 올해 초부터 덴마크 올보르에 갇혀 있었던 점 등을 보면 정유라는 자기 모친에 비해 알고 있는 게 많지 않다”며 정 씨의 가담 여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뚫고 정 씨 구속을 통해 뇌물죄 수사에 박차를 가하려 했던 검찰은 이날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추가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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