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앞둔 文대통령 외신 인터뷰] “할 말은 한다…No할줄 아는 외교…”는 이런 것

文대통령 외신 인터뷰 내용 공개
주권국으로서 전작권 환수 당연
사드 환경영향평가 필요한 절차

‘이젠 미국의 요구에 대해서도 협상하고 노(NO)할 줄 아는 외교가 필요하다(문재인 대통령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342쪽)’

지난 대선 발간된 문 대통령 저서에 담긴 문구다. 한미동맹을 중시하되 미국에도 ‘할 말은 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대미외교 기조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도 문 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연기 논란과 관련, “환경영향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우리가 배치를 연기하거나 결정을 뒤집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전시작전권 환수, 사드 환경영향평가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할 말은 하겠다’는 기조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전시작전권 환수 동의 여부를 묻자 “주권국가로서 우린 적절한 시점에 우리 군에 대한 작전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이미 조건이 맞으면 우리가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환수는 참여정부 이후 한미관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화두다. 현재 전작권은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양국의 격론 끝에 2012년에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 천안함 사건으로 연기됐고, 박근혜 정부 때 재차 2020년대 중반으로 연기된 상태다. 전작권 환수는 한미동맹과 자주국방을 주장하는 진영 간 찬반이 뜨겁다.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진영에선 현행 유지를, 자주국방을 중시하는 진영에선 조속한 환수를 주장한다.

문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를 주장하면서도 “한국과 미국은 오랜 기간 한미연합사령부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전작권을 환수하더라도 이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양국은 지속적으로 연합안보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작권 환수에 따른 반발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사드 배치를 두고도 환경영향평가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레이더 시스템과 2개의 발사대를 배치했지만,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정당한 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영향평가를 두고 미국 내에선 사드 배치 연기 논란으로 불거졌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서 환경영향평가란 절차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사드 배치 결정은 전임 정부가 한 것이지만 난 그 결정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배치 철회 등으로 미국 조야 내 의구심이 확산되는 걸 차단하기 위한 발언이다.

사드 배치 문제는 한미ㆍ한중 외교관계와도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당시와도 유사한 형국이다. 당시 중국은 창립회원국으로 한국의 참여를 원했고, 미국은 한국의 불참을 기대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내에서 한국의 ‘중국경도론’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경제가 안보로 옮겼을 뿐 한국은 사드 배치에서도 유사한 시험대에 올랐다. 환경영향평가 필요성을 두고 미국 내 불만이 이는 것도 한국이 외교적으로 중국의 입김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 기인한다.

김상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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