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진흡입한다더니 여전히 물청소…서울 자치구 분진흡입 ‘들쑥날쑥’

- 차량 가격 보다 유지관리비가 더 들어 자치구 운행 ‘소극적’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 자치구의 도로 위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분진흡입 차량 운행이 ‘들쑥날쑥’이다. 가장 운행을 많이 하는 종로구와 가장 소극적인 금천구는 7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논밭이 말라붙는 가뭄에도 불구하고 일부 자치구는 여전히 지하용수를 써서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가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도로 청소를 기존 물청소에서 분진흡입차량으로 바꾸는 ‘도로분진청소 종합계획’을 내놓은 지 3개월이 지난 현주소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실공단을 제외하고 25개 자치구가 보유한 분진흡입차는 모두 45대로, 지난 4월1일부터 5월20일까지 모두 8만208㎞를 운행하며 도로 위 먼지를 흡입했다.

하지만 자치구별 분진흡입청소 작업실적을 보면 천차만별이다. 


서울 청사가 자리해 있으며 명동ㆍ을지로 등 서울 최중심인 중구는 분진흡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끝에서 다섯번째를 기록했다. 운행실적이 저조한 하위 5개구를 보면 금천구(1대, 1127㎞), 강남구(2대, 1142㎞), 강서구(1대, 1189㎞), 은평구(1대, 1289㎞), 중구(1대, 1523㎞) 순이다.

강남대로ㆍ영동대로 등 주요 도로가 발달해 차량교통량이 많은 강남구, 마곡지구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돼 먼지 노출에 취약한 강서구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강남구는 분진흡입차량을 전혀 보유하지 않다가 지난달 1일에서야 뒤늦게 2대를 구입했다.

반대로 분진흡입에 적극적인 자치구는 종로구(3대, 7770㎞), 영등포구(2대, 6088㎞), 서대문구(3대, 5748㎞), 광진구(3대, 5025㎞), 성동구(2대, 4855㎞)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물청소차량 운행 장려 때는 자치구마다 실적을 발표해 경쟁을 붙였다. 하지만 이번 분진흡입차량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분진흡입을 하지 않는다고 자치구를 탓하기 쉽지 않다. 차 값 보다 운행비가 더 드는 ‘배보다 배꼽이 큰’ 구조여서다.

분진흡입차량은 고압으로 도로 위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방식이다. 빨아들인 공기는 차량 특수필터를 통해 미세먼지(PM10)는 최대 98.3%, 초미세먼지(PM2.5)는 최대 98.2%까지 제거돼 배출된다.

시는 자치구에 국비(50%)와 시비(50%)로 대당 1억9000만원에 이르는 차량 구입비와 연 2회 필터 교체비를 지원한다.

시가 지원하지 않는 유류비는 하루 45~60㎞를 운행 시 대당 한달 200만원씩 연 2400만원에 이른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유류비, 차량 유지관리비, 운전 기사 인건비도 모두 고스란히 자치구 몫인데, 기존 물청소차량 보다 예산이 더 많이 드는 분진흡입 도입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는 운행비까지 보조해달라고 요청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쉽지 않다”며 “시간이 지나 좀더 기술이 발전되면 차량 가격과 운행비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음달 추가 도입해 70여대로 늘리고, 하반기에는 자치구 평균 3~4대꼴로 확충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