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역사 속으로①] 54년간 ‘인재 등용문’ 역할… 올해 50명 선발 마지막

-63년 첫 시험 2만명 배출…로스쿨 도입으로 폐지 결정
-文 정부 사시 폐지 입장 확고… 시험 부활 가능성 희박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지난 54년 간 우리 사회에서 인재 등용문 역할을 해온 사법시험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법무부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연세대 백양관에서 제59회 사법시험 2차 시험을 주관한다. 헌법과 행정법, 상법, 민사소송법, 형법, 형사소송법, 민법 등 총 7과목이 치러진다.

사법시험은 이번에 50명을 선발하는 게 마지막이다. 올해 1차 시험은 치러지지 않아 지난해 1차 시험에 합격한 196 명만 이번 2차 시험에 응시한다. 결과는 10월 12일 발표되고, 면접시험인 3차 전형은 11월1일부터 이틀간 시행된다. 

[제59회 사법시험 2차 전형이 치러지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한 수험생이 응시장소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63년 처음 시행돼 2만여 명의 법조인을 배출한 사법시험은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으로 점진적인 폐지가 결정됐다. 첫 시험에서 41명 만을 선발했던 사법시험은 법조인력 수급 정책 변화로 꾸준히 선발인원이 증가했다. 1996년에는 512명을 선발하며 처음으로 500명 선을 넘겼고, 2000년대 초반에는 합격자가 1000 명 까지 늘어나면서 대학가는 물론 직장인들까지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 열풍이 불기도 했다. 사법시험 합격자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배출된 2012년에는 500명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최종 선발 인원이 109명에 불과했다.

그동안 사법시험 준비생과 변호사단체를 중심으로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사법시험을 예정대로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2015년에는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를 4년간 유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로스쿨과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강한 반발여론에 ‘최종 입장이 아니다’라고 물러서는 일도 있었다. 헌법재판소도 지난해 9월 사법시험을 없애도록 한 변호사시험법 부칙 조항에 대해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아슬아슬하게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시험 폐지에 쐐기를 박았다.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을 도입하는 법조인력 수급 정책은 참여정부 때 도입됐다. 2007년 입법을 통해 2009년 전국 25개 학교가 문을 열었다. 로스쿨 학위자에게 응시 기회가 부여되는 변호사시험은 2012년부터 해마다 1500여 명의 변호사를 배출하고 있다. 합격자들을 실무 능력을 갖춘 법조인으로 양성하던 사법연수원도 이번에 합격하는 49기를 마지막으로 배출하게 되면서 역할에 변화가 생겼다. 현직 판사와 검사로 구성된 사법연수원 교수 인력 대다수는 이미 전국 로스쿨을 직접 찾아가 강의를 하는 일을 주 업무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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