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갈등’에 5개월 아들 살해한 아버지 ‘징역 8년’

-法 “우울증ㆍ육아부담으로 심리적 불안 상태에서 범행“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5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 김종수)는 어린 아들을 살해하고 아내를 폭행한 혐의(살인·상해)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34) 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월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아내 김모(41) 씨와 크게 싸운 뒤, 모든 원인이 아들의 출생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자 이같은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태어난 아들 이모군은 부신피질 호르몬(탄수화물과 무기질 대사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불균형한 희귀성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 평생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상태였다. 평소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던 이 씨는 아들 치료 및 육아 문제로 아내와 말다툼을 하는 일이 잦았다.

범행 당일에도 아내와 말다툼을 하던 중 격분한 이 씨는 아내를 심하게 폭행했다. 아내가 집을 나가겠다며 짐을 챙겼다는 이유에서다. 흥분한 이 씨는 어린 아들이 타고있던 보행기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아들을 보행기에서 잡아 올린 뒤 이불 위로 수차례 내려쳤다.

이 씨의 폭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아들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리고 벽에 머리를 수차례 부딪히게 하는 등 가혹하게 폭행했다. 놀란 아내가 아들을 데리고 나가려 했지만 오히려 머리채를 잡힌 채 벽에 부딪히고 발로 차이는 등 이 씨의 폭행을 피할 수 없었다. 이 씨의 아들은 결국 다음날 인근 병원에서 두부손상(외부의 충격으로 머리에 손상을 입은 상태)으로 사망했다.

검찰 조사에서 이 씨는 ‘술을 마시면서 아내와 사이가 나빠지고 상황이 안 좋게 된 이유를 생각하다가, 아들의 출생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로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 씨는 아버지로서 자녀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양육할 책임이 있음에도 아들을 살해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이 씨는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았고, 범행 당시 희귀성 질환을 가진 아들의 육아에 대한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 아내와의 갈등 등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씨의 처이자 아들의 어머니인 김 씨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으며 이 씨 역시 평생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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