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교장단 “자사고 폐지, 전형적 포퓰리즘”…자사고ㆍ외고 ‘공동행동’ 본격화

-자교연, 사교육 유발ㆍ고교서열화 조장 논리 정면 거부
-자사고 폐지 정책 대해 향후 법적ㆍ제도적 투쟁 시사
-외고 교장단도 잇단 모임…서명운동 등 공동행동 나설 듯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교육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방침에 서울 및 경기를 비롯한 대다수 시ㆍ도교육청들까지 공감대를 형성하며 자사고ㆍ외고에 대한 일반고 전환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역 자사고들이 가장 먼저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며 교육당국과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자사고의 움직임에 함께 폐지 위기에 빠진 외고들까지 가세할 모양새를 보이며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자율형사립고등학교연합회(자교연)는 2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움직임을 정면 규탄했다.

21일 울산시교육청 정문 앞 도로에서 울산지역 자사고 가운데 한 곳인 성신고등학교의 학부모가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108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자교연은 성명서를 통해 “교육부가 매년 자사고 지원자들에게 실시하는 ‘사교육 영향평가’가 입증하고 있듯 서울 자사고 전형에는 사교육 유발 요소가 전혀 없다”며 “성적과 상관없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서울 자사고가 고교서열화를 이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사고 폐지 정책은 진영논리에 입각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자사고 폐지 방안을 밝히자마자 하향평준화, 강남 학군 부활, 지역 격차 확대 등 획일적 평준화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자교연은 조 교육감이 수차례에 걸친 면담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며, 다시 한번 면담 성사를 촉구했다.

자교연은 “사회적 합의 없이 조 교육감이 독단적으로 획일적 평등교육을 몰아붙인다면 서울 자사고들은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수호하기 위해 모든 제도적ㆍ법적 노력을 다해 맞설 것”이라며 “향후 발생할 모든 문제와 혼란의 책임은 조 교육감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는 전국 46개 자사고 중 절반인 23개 학교가 몰려있다. 이들 학교 교장단은 기자회견까지 총 네 차례 모여 관련 대책을 논의해왔고, 향후 공동행동을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서울지역 자사고들이 본격적인 공동행동에 나서게 된 데는 전날 있었던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일 조 교육감은 ‘새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제안’을 통해 자사고 지정ㆍ지정취소 시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 동의를 받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교육감이 전권을 가질 수 있도록 요구했다. 이는 서울교육청이 외고ㆍ자사고 폐지 방침을 이미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특히, 자사고 폐지가 오랜 지론이라고 밝힌 조 교육감은 “(자사고를 통한) 교육 다양성과 자율성의 가치 역시 공공성과 평등성 만큼 중요한 가치지만, 현재 서울 자사고는 사이비 다양성과 사이비 자율성의 이름으로 분리교육으로 가고 있다”며 폐지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서울지역 자사고들이 발빠르게 공동행동에 나선데는 오는 28일로 예정된 3개 자사고(장훈고ㆍ경문고ㆍ세화여고)와 외고(서울외고), 특성화중(영훈국제중) 등 5곳 학교에 대한 서울교육청의 성과평가 결과 발표를 비롯해 이 자리에서 밝힐 것으로 알려진 외고ㆍ자사고 폐지에 대한 입장 발표가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것도 큰 이유로 작용했다. 조 교육감이 “(28일 발표 예정인) 성과평과의 경우 과거에 정해진 규칙과 패러다임 내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행정가적 합리성에 기반한 서울교육청의 기본 방침”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자사고들이 느끼고 있는 위기감을 불식시키기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서울지역 자사고의 공동행동이 시작되면서 학부모와 학생 들의 단체행동 역시 이번주를 고비로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교육청을 찾아 조 교육감과 직접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 방문한 자율형사립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오는 22일 자사고ㆍ외고 폐지 주장에 관한 입장을 정리해 성명서로 발표하는데 이어 26일에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외고 학부모들과 공동으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그동안 자사고에 비해 신중한 행보를 보이던 외고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조격인 서울시내 6개 외고의 교장단이 지난 16일 긴급 회동을 한 데 이어, 19일부터 교직원ㆍ학생ㆍ학부모가 참여하는 외고 폐지 불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 교장협의회는 오는 22일 서울에서 모임을 열기로 하고 최근 전국 31개 외고 교장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서울시내 A 외고 총동문회에서도 서명운동 등을 통한 공동행동을 비롯해 각계각층에 자리잡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론을 수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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