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정규직]비정규직 제로화, 부메랑 가능성…“동일임금-동일노동 등 처우개선부터”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축소를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있지만 무작정 비정규직을 없애는 것보다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노동기본권을 확대하는 것이 실효성이 높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근로형태별ㆍ업종별로 비정규직이 다양하게 분포돼 일부 불가피하거나 근로자가 이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은 근로형태별로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 근로자로 나뉜다. 한시적 근로자에는 계약기간이 정해진 기간제와 정해지지 않은 비기간제가, 비전형 근로자에는 파견ㆍ용역ㆍ특수형태근로ㆍ일일근로ㆍ가정내근로 등이 포함돼 있다.


21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 644만4000명의 비정규직 가운데 한시적 근로자가 365만7000명으로 전체 비정규직의 56.8%를 차지했다. 기간제가 293만명(45.5%), 비기간제는 72만7000명(11.3%)이었다.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지만 근로시간이 짧은 시간제 근로자는 248만 3000명으로 전체 비정규직의 38.5%였다.

근로방식이나 시간, 고용의 지속성 등 여러 면에서 표준적인 정규 근로자와 다른 비전형 근로자는 222만명(34.5%)에 달했다. 이 가운데 파견이 20만1000명, 용역 69만6000명, 특수형태 49만4000명, 일일근로 86만3000명, 가정내근로가 4만2000명이었다.

비정규직이 근로 형태별로 매우 다양함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직업별로 보면 단순노무직이나 서비스판매직이 절반을 넘는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단순노무 종사자가 202만2000명(31.4%)으로 가장 많고, 서비스ㆍ판매종사자도 155만6000명(24.1%)에 달했다. 관리자ㆍ전문가는 110만1000명(17.1%), 기능ㆍ기계조작 종사자가 106만5000명(16.5%), 사무종사자는 68만명(10.4%)이었다.

이처럼 다양하고 복잡하게 분포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한다는 것은 현실성도 없고, 오히려 과도한 기대감만 낳을 수 있다. 문제는 제도적 허점 등으로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고, 처우가 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없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임시직 기준에 맞춰 다시 계산하면 한국의 임시직은 지난해 기준 21.9%로, OECD 평균(11.2%)보다 2배 정도 높다. 비교 가능한 30개국 중 5위였다. 일본(3.7%), 영국(6.0%)은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고, 캐나다(13.3%), 독일(13.1%), 프랑스(16.2%), 스웨덴(16.7%) 등 선진국들이 대부분 10%대 중반이다.

때문에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제도를 개선하면서 임금과 사회보험 가입 등 차별을 축소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적용, 상시업무의 정규직화, 비정규직의 노동기본권 확대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 사용자의 비정규직 활용동기를 축소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한 정규직의 연대 필요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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