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가능성 99%” LED 업계, 자동차 ‘헤드램프’를 밝혀라

치킨게임 ‘끝’, 자동차 전조등 시장 ‘활짝’…LED 업계 고속성장 신호탄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후발 중국업체의 난립과 이로 인한 제품 단가 인하로 고전하던 발광다이오드(LED) 업계에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길었던 ‘치킨게임’이 서서히 막을 내리는 가운데 자동차 전조등(headlights)이라는 신(新) 시장이 생겨났다. LED 조명용 반도체 칩 및 패키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일부 선두주자는 ‘매출 1조클럽’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ED 시장의 업황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산안(San’an), 에피스타(Epistar), 엠엘에스(MLS), 네이션스타(NationStar) 등 중화권 주요 업체가 올해 LED 조명용 반도체 칩 및 패키지 가격을 5~15%가량 인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5~6년간의 구조조정 결과 LED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산 저가제품과 경쟁하며 수익성이 악화한 우리 기업에는 희소식이다.

LED 전조등을 탑재한 현대자동차 ‘코나’의 모습.

LED 조명용 반도체 칩 및 패키지 생산의 핵심 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기(MOCVD)’ 출하량도 지속해서 줄고있다. 글로벌 MOCVD 출하량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754대, 627대에 이르렀지만 최근 2년간은 146대, 64대에 그쳤다. LED 시장에 새로 진출하거나 생산량을 늘리는 기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초기부터 대규모 생산기반을 마련, ‘규모의 경제’를 이룩한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반면 전체 LED 조명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LED 전조등 채용을 늘리면서다. 테슬라(Tesla)가 Model S, Model X, Model 3 등 모든 주력 차종에 LED 전조등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고, 현대차 그룹도 쏘나타 등 대중적인 차종에 LED 전조등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LED 전조등 채용률이 1%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 시장확대 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향후 5년간 LED 시장 전망.

이에 따라 LED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성장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사업 악화로 매출 1조클럽 대열에서 이탈한 서울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서울반도체는 오는 2분기부터 매분기 2600억~2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전망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1조 502억원에 이른다. 최근 100여개에 달하는 전조등 모델의 판매승인을 받는 등 관련 사업을 의욕적으로 확장한 결과다.

이 외에도 에스엘은 제너럴모터스(GM)에 공급하는 LED 전조등 물량을 대폭 늘리고 있고, 루멘스는 올해 자동차 및 조명용 LED 매출을 전년보다 30% 이상 키워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른 에스엘의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는 매출 1조 6966억원, 영업이익 1036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후발업체들이 저가 조명용 제품 생산에 집중할 때 우리 기업들은 모바일, 차량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천착해왔다”며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의 LED 채용 확대가 우리 기업에게 큰 과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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