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1번가, 신세계 품으로 가나

-지분 50%이상 확보 조건…신세계ㆍ롯데와 협상중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SK그룹 오픈마켓 11번가가 외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신세계그룹이 가장 유력한 투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움직임으로 11번가는 국내 유통업계 2위인 신세계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가 신세계그룹 혹은 롯데그룹의 투자 유치를 받는 협상을 진행중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 측이 11번가를 분사한 뒤 신세계로부터 투자금을 유치 받는 방안으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SK플래닛이 11번가를 분사한 뒤 신세계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최소 50%의 지분을 확보하는 조건 등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측은 신세계그룹의 SSG닷컴과 11번가가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판단돼 본격적인 실무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이 2~3조원 수준의 기업가치(valuationㆍ밸류에이션)를 평가받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 유치금은 지분율에 따라 1조원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논의 초기 단계”라며 “성장의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분사 및 합작사 설립 등이 고려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결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롯데그룹도 물망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오픈마켓인 G마켓 인수전에 끝내 불참해 쓴맛을 맛본 롯데 입장에선 오픈마켓 투자의 기회가 다시 찾아온 셈이다. SK플래닛 측도 식음료, 제과, 주류 등 많은 제조업체를 갖춘 롯데와의 시너지 효과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3사 구도로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협상이 초기 단계부터 SK측과 신세계 사이에서 진행된 만큼 신세계를 가장 유력한 투자자로 점치고 있다.

한편 11번가가 신세계 혹은 롯데 측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아 새롭게 태어날 경우 이커머스 업계 1인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11번가는 지난해 8조원에 달하는 거래액을 기록했지만 14조원을 기록한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와 많은 격차를 보였다. 또 11번가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11번가의 영업적자만 지난해 3000억원 가량에 달하고, 해외 사업도 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실상 적자 기업인 11번가는 지금까지 외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영권을 포함한 협상조건을 제시하면서 신세계 혹은 롯데와 같은 국내 유통 대기업의 투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 중 이베이코리아만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가운데 11번가 매각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분사를 통한 사실상 매각이기 때문에 이번 협상은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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