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교육비 또 10조 돌파…3년半만에 최대

1분기 10조2456억…3.8%증가
학원비 생산자물가 역대 최고
노후대비·소비회복에 악영향

올 1분기 가계의 국내 교육비 지출규모가 10조2456억원으로 3년 반 만에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높은 교육비 부담이 가계 소득ㆍ소비 증가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중 가계가 국내에서 교육비로 지출한 금액(원계열, 명목 기준)은 10조2456억원으로 작년 4분기(9조8719억원)보다 3.8% 증가했다. 이 금액에는 학교 등록금과 학원비, 과외비 등이 합산되며 해외 유학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1분기 국내 교육비 지출 규모는 지난 2013년 3분기(10조4547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국내 교육비 지출은 2011년 이후 매년 줄어들다가 지난해(40조3896억원) 전년 대비 1.4% 늘어나며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 교육비 지출이 증가한 데는 학비 자체가 비싸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한은 생산자물가지수 자료에서 교육 품목을 보면 초ㆍ중ㆍ고교, 대학교 등을 포함한 일반학원의 생산자물가는 121.07(2010년 100 기준)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10년 1월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4월에 비해 0.06%, 작년 같은달과 비교해 1.3% 상승한 것이다.

전문학원 생산자물가도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5월 전문학원 생산자물가는 123.21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전월 대비로는 0.01% 올랐지만, 전년동월 대비로는 3.0%의 상승세다. 전문학원에는 자동차운전학원, 운동 강습료, 미술학원 등이 들어간다.

이처럼 교육비 지출 부담이 상승하면서 가계의 노후 대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규복ㆍ이석호 연구위원은 ‘국내가구의 교육 및 주거 관련 비용 부담이 노후소득 준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2009∼2014년 5507가구를 살펴본 결과 소득에서 교육비 비중이 클수록 연금ㆍ보험 납입이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됐다.

소득 대비 교육비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연금ㆍ보험 납입 가구 비율은 0.2∼0.4% 정도 낮아졌다. 고소득분위에서는 소득 대비 교육비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연금ㆍ보험 납입 비율이 0.5% 정도 떨어졌다. 저소득보다는 고소득분위가 연금가입 비중이 높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소득분위에서 소득 대비 교육비 부담이 연금ㆍ보험 가입 및 납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가계의 교육비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의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높은 교육비 부담이 가계가 소득과 소비를 늘리는 데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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