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잃은 복합몰 ③] “무조건 소상공인 편?” 을지로위원회 ‘동네북’ 신세

-당내 특별위원회에서 범정부 조직으로 지위 격상
-인근 상인회는 동의…타지역 상인회가 거센 반발
-요구대로 사업 계획 변경…“이제 ‘원천취소’ 요구”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민생기구인 을지로위원회가 소상공인들의 민원 창구가 되고 있다. 직접적인 상권과 무관한 인근 상인회가 을지로위원회의 높아진 격상을 앞세워 수년간 진행해온 사업의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을지로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범정부 조직으로 격상될 예정이다.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2013년 ‘갑질 논란’을 일으킨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출범한 당내 특별위원회 수준이었지만, 각 노동 현장의 ‘을(乙)’의 문제에 귀 기울여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범정부 을지로위원회’를 경제민주화 공약 1호로 내세우면서 그 지위는 크게 격상될 전망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선거 과정에서 줄곧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 구성, 일자리 100일 플랜 원내추진단 설치 등 문재인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상암 복합쇼핑몰 건립에 반대하는 인근 상인회의 플레카드 모습]

하지만 최근 을지로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지구당원 중심으로 지역 상인들의 민원 창구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3년 4월 서울시에서 상암 복합쇼핑몰 부지를 1972억원에 매입해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2만644㎡(6200평 가량) 부지에 백화점, 시네마, 오피스 등을 결합한 초대형 쇼핑 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역 상인의 거센 반발로 지난 2015년 상인연합회와 롯데, 서울시가 함께 ‘상생 협력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12차례에 걸쳐 협의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롯데 측은 해당 부지에서 950m 떨어진 마포 농수산물 시장과 50m 거리의 상암동 상점가와의 협의 끝에 인허가 진행 동의를 받아냈지만 문제는 직선거리 2㎞ 거리의 망원시장이었다. 직접적인 상권과 무관한 망원시장 상인회가 여전히 롯데 쇼핑시설의 입점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 인허가가 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을지로위원회를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 기류에 인근 상인회의 반발이 더 거세졌다고 말한다. 해당 부지가 4년 째 비어있자 롯데쇼핑 측은 인허가권자인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업계에선 해당 소송을 근거 삼아 상암동 부지를 서울시에 다시 되파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을지로위원회가 인근 상인들의 ‘떼쓰기’에 동원되면서 이에 합리적인 활동 어려워져 간다는 입장이다.

부천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백화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부천시청과 신세계백화점 측은 이미 애초에 계획했던 복합쇼핑몰 건설계획을 축소해 ‘백화점’만 짓기로 했다. 이후 세 차례 미뤘던 부지매매 계약 체결을 진행하던 중 지난 5월 또다시 돌연 연기됐다. 결국 신세계와 부천시는 지역 상생과 발전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상생협의회를 3개월간 8월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문제는 부천 인근에 위치한 인천 부평구 소속 상인회였다. 부평구 소속 상인회에선 을지로위원회를 앞세워 축소된 백화점 건립 마저 원천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한 시청 관계자는 “당사자인 부천시, 신세계, 을지로위원회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부평구 소속 상인회의 반발이 거세 많은 일자리 창출효과가 기대되는 신세계백화점 건립이 무한정 연기되고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 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부천시는 신세계백화점 건립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효과는 단기간 내 5000명, 장기적으론 1만6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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