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첨탑 사라졌다…IS, 모술 알누리 大모스크 파괴

수세 몰리자 유적지 폭파
IS측 되레 미군에 책임 돌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21일(현지시간) 이라크 모술 지역의 대표적 종교시설인 이슬람 사원 ‘알 누리’를 폭파했다. 알 누리 모스크는 IS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2014년 ‘칼리파 제국(신정일치 체제)’의 수립을 선포하며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인 장소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이라크군의 압둘아미르 얄랄라흐 중장은 “이라크군이 알 누리 모스크의 50m 앞까지 포위해가자 수세에 몰린 IS가 사원과 첨탑을 파괴했다”고 발표하며 “이들이 또 한번 역사적 범죄를 저질렀다“다고 비난했다. 이번 유적지 테러는 이라크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모술 탈환작전을 펼치며 포위망을 좁혀온 지 4일 만에 발생했다. 알누리 모스크는 12세기 후반 처음 축조된 유서 깊은 종교시설로 여러 차례 개축과 보수를 거쳤다. 


이 모스크의 명물이자 모술의 대표적인 유적이었던 높이 45m의 기울어진 미나렛(첨탑)도 함께 파괴됐다. 지난 1172년 완성된 높이 45m의 첨탑은 기울어진 형상 때문에 ‘알 하드바(곱추)’ ‘이라크의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며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이라크 내에선 ‘알 하드바’라는 이름을 상호명으로 쓰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도 견뎌냈지만IS의 ‘최후의 발악’에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IS는 이전에도 점령지역의 주요 박물관과 성지를 파괴해왔다. 시리아 팔미라 지방을 2015년 5월 장악한 뒤부터 고대 로마 시대 원형경기장의 일부를 훼손하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팔미라 유적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러 국제 사회의 공분을 샀다. 또 이라크 님루드에 있는 기원전 13세기 아시리아 유적을 불도저와 폭탄을 동원해 파괴했고, 모술 박물관의 고대 이슬람 유적도 훼손했다.

IS와의 대결의 최전선에 서 있는 대테러 전담반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IS는 심리전을 위해 역사적인 랜드마크를 파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바그다디가 치안부대를 확보한 모술을 떠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군 측을 파괴주범으로 모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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