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대법관 지명권’삭제되나

-서열인사’ 대법관 독립성 침해
‘제왕적 권한’ 비난 인사의 핵심
-헌재소장, 他재판관과 지위 동등
소수의견 비율 큰차이 없어 대조
헌법특위 여야합의 개헌안 발의

대법원장의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지명권이 사라지게 될까.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위원장 이주영)는 최근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 2월까지 여야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에서는 대법원장에게 주어진 인사권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권은 ‘제왕적 권한’이라고 비판이 제기되는 인사권의 핵심이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양승태 대법원장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사법연수원 기수에 따른 ‘서열인사’ 경향이 다시 부활하면서 고위직 판사들이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게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대법원장과 대등한 지위에서 토론해야 할 대법관의 독립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건을 처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가장 최근에 임명된 대법관이 먼저 의견을 말하고 대법원장이 가장 나중에 견해를 밝히는 관행이 있지만, 대법원장이 소수의견에 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면 헌법재판소에서는 헌재소장이 소수의견을 내는 비율이 다른 재판관들과 큰 차이가 없다.

헌재소장은 재판관 지명권이 없고, 헌법상 지위도 ‘재판관 중 1인’에 불과하다. 특히 사법행정과 관련된 주요 안건을 심의 의결하는 대법관회의에서도 대법원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대법원장의 대법관 지명권을 없애고 별도의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국회 동의를 거치게 하거나, 대법원장을 대법관들이 ‘호선’해 선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을 대법원장이 지명하도록 한 헌법 111조 3항도 개정 논의 대상이다.

원래 대통령과 국회, 사법부의 3권 분립 원칙에 따라 부여된 권한이지만, 역대 대법원장들은 법원 인사의 연장선상에서 지명권을 행사해왔다. 서울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이 대법관에 지명되지 못한 일선 법원장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헌법재판관을 지명해온 측면이 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사이의 권한분쟁이 생겼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선 판사 100명으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전국 단위의 법관회의를 상설화하고,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법원행정처가 관리했다는 의혹에 관해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결의한 사항을 21일 오후 양 대법원장에게 전달했다. 사법부 내에서도 대법원장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개헌 논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좌영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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