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해법 ‘패’ 보여준 文대통령…‘中만 보는’ 트럼프 설득할까

文, 한국 주도적 역할 잇단 강조
트럼프 대북정책 중심엔 중국
‘코리아 패싱’ 극복 최우선 과제
이달말 한미정상회담 관심집중

이달말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극복이다.

북핵 2단계 해법, 자주외교, 남북대화 등을 아무리 구상해도 한국의 역할을 인정받지 못하면 다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통제할 ‘키 플레이어’로 한국이 아닌 중국을 택하고 있어 이를 설득시키는 게 최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차례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한국이 (대북정책에서) 좀 더 적극적ㆍ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국이 적극적ㆍ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때 남북관계도 훨씬 평화로웠고 미국과 북한 관계도 훨씬 부담이 적었다”고 했다. 또 전 정부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고, 그 결과 북한 핵과 미사일이 해결되지 못하고 갈수록 고도화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대북정책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먼저 ‘패’를 공개하다시피 했다.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동결→폐기 2단계 해법 ▷연내 남북정상회담 목표 ▷국제사회 대북대화 재개 등 다양한 해법을 거론했다.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먼저 패를 꺼낸 건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유의미한 성과를 얻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구상과 달리 현재까지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을 대북정책 중심에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중국을 공개 거론했다.

4월엔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고, 미중 정상회담 과정에선 “중국이 대북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독자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개인 트위터에도 ‘중국이 돕기로 한다면 정말 훌륭한 일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압박이든 설득이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중심엔 중국이 있다.

최근 북미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웜비어 사망 사건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찾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북한문제와 관련 중국의 노력을 고맙게 생각하나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북한도 한국을 보지 않고 있다. 미국을 유일한 협상 파트너로 거론하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간 것도 새 정부가 아닌 미국을 겨냥한 도발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도 북한도 한국을 외면하는 상황을 바꾸지 않는 한 문재인 정부의 자주외교는 빛을 잃은 ‘나홀로 외교’가 될 공산이 크다.

결국,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돌려놔야 한다. 한국 주도의 협상정책, 중국을 통한 압박정책의 간극을 좁히는 것도 숙제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모습도 필요하겠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당사국인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주도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김상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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