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동결→비핵화’ 文의 로드맵…‘北 시간벌기’ 美 우려 잠재울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해법으로 제시한 ‘동결→비핵화’ 2단계 로드맵과 대화 병행이 ‘북핵 고도화를 위한 시간벌어주기 협상’에 대한 미국측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CBS방송과 워싱턴포스트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1단계 북한 핵ㆍ미사일 동결과 2단계 북한 핵프로그램 폐기라는 구상을 밝혔다.

대선후보 시절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단계적 포괄적 접근으로 과감하고 근원적인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북핵해법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압박 및 제재와 함께 연내 남북정상회담 등 대화를 비중 있게 언급했다. 기존의 당근과 채찍을 뛰어 넘는 강도 높은 ‘해머’와 파격적인 보상의 ‘스테이크’로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 북한의 선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내걸고 사실상 대화가 배제된 제재ㆍ압박에만 치중함으로써 오히려 북핵 위협 고도화를 방치했다는 문제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 수준이 과거와 달라진 상황에서 현재의 핵 동결, 미래의 핵 차단, 과거의 핵 폐기 수순의 북핵해법이 일정 정도 공감대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구상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크게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도 동결-국제사찰 및 대북에너지 지원-미국의 대북 안전보장이나 동결-불능화-폐기라는 북핵문제 3단계 해법이 있었지만 결국 북한의 핵개발 야욕을 꺾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문부호를 완전히 지우긴 어렵다.

무엇보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2단계 로드맵’을 비롯해 한미 간 대북공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문제다.

미국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정책을 수립했지만 현재까진 압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2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양국 외교안보대화에서 미중 기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들과 거래하지 못하게 하기로 합의하는 등 대북 압박수위를 한차원 끌어올렸다.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됐지만 엿새만에 사망한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은 미국 내 대북여론을 한층 더 악화시켰다.

이와 함께 한미가 압박과 관여 병행이라는 큰 틀에서는 일치하지만 압박에서 관여로 넘어가는 시기와 주도권 등에 있어서는 입장차를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문제와 관련해 한국 새 정부의 한미동맹과 한미관계 의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보내고 있는 형편이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국제사회가 공조하는 대북압박과 제재에서 한국이 이탈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미국이 생각하는 대화 조건과 한국이 생각하는 대화 조건에서 차이가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화의 조건과 시기 차이 등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대원ㆍ문재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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