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시바 인수 첫단추 꿴 SK의 더 큰 과제는 시너지

SK하이닉스가 일본 전자산업의 자존심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특수목적회사(SPC)가 지분 51%를 인수하는 경영자매수(MBO) 방식인데다 지분 출자가 아닌 자금 융자 형식으로 참여하는 것이어서 21일 발표된 도시바 이사회의 의결내용 어디에도 SK하이닉스라는 이름은 찾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완전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는데서 오는 불안과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잠재적 강적’이 될 수 있는 칭화유니나 TSMC, 홍하이를 따돌리고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신규진입을 막은 것은 다행이지만 경영권 확보나 기술이전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현 시점에서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돈 3조원을 대는 곳이 SK이고 투자자중 유일한 반도체 회사다. 베인캐피털ㆍ일본정책투자은행 등 1조원 이상 돈을 내는 곳은 모두 투자수익을 원하는 재무적투자자들이다. 결국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달리 내용은 SK가 도시바 반도체를 품는 것으로 보는 게 이성적이다.

기술의 해외 유출을 원치않는 일본 여론을 감안할때도 이같은 우회전술형 인수가 나쁠게 없다. SK하이닉스가 이번 매각협상에 대해 아무런 공식반응도 내놓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동안 SK의 움직임으로 보아 도시바와 손을 잡고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 시킬 복안이 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설득력있다. 나중에 방침이 변경되긴 했지만 당초 도시바는 반도체사업 지분 20%만 팔 계획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이때도 SK하이닉스는 3조원 이상의 돈을 들고 참여했었다. 뭔가 청사진이 없다면 불가능한 움직임이다. 방어만을 위해서 3조~4조원을 쏟아부을 결정을 하긴 어렵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의 기술선도업체인 도시바와 기술제휴로 연구개발(R&D)과 특허개발에 나설 수 있다. 게다가 공동 마케팅 등으로 시장 지배력도 높일 수 있다. 두 회사가 각장 장점을 가진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결합으로 모바일과 서버 등 고부가가치화된 상품 구성을 할 수도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은 D램보다 낸드플래시에대한 수요가 더 높다. 향후 2, 3년 안에 기술 격차를 더 벌려 중국과 미국의 추격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합병과 워크아웃의 굴곡을 겪고 SK로 넘어간 이후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하이닉스의 백조 탄생사가 다시 한번 재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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