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과연 대한민국에 사관은 존재하는가?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스스로의 미래를 개척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타국을 따라가는 추격경제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과거의 기록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하는 탈추격경제에서는 역사는 미래로 가는 등불이 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통한 미래예측 역량이다. 국민들의 자부심이 도전의 바탕이고, 역사는 그 자부심의 원천이 돼야 한다. 그래서 ‘역사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사실과 사관의 결합’이라고 역사학의 태두인 E. H. 카는 선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사관은 무엇인가.

국민들을 결집하는 공유가치로서의 역사는 본질적으로 국수주의 성향을 띄게 된다. 실증주의 사관이란 최소한의 근거는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국가는 자국 중심의 국수주의 사관으로 역사 교육에 임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1990년대에 만리장성을 한반도 안으로 끌여 들였다. 강제로 점령한 티벳과 신강 지역 등에 대한 역사 정당화 작업들이 동북공정을 포함한 각종 역사공정들이다.

이러한 역사연구에 중국 정부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일본은 만주사변 이전에 이미 광개토태왕비를 포함한 각종 역사왜곡을 시작, 일제 강점기 기간 조선총독부 주관으로 방대한 조선사 왜곡작업을 마친 바 있다. 모든 국가들은 약간의 근거만 있어도 자국 중심의 역사관 정립에 활용한다. 한데 우리는 놀랍게도 숱한 역사적 증거들은 애써 무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축소지향적 한국사관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도종환 의원이 제지한 동북아역사지도 사업이다. 우선 10억을 투입한 소위 하버드 프로젝트는 고조선을 부정하고 삼국사기 초기 기록을 불신하는 일제 식민사관에 입각해 3세기에도 신라, 백제는 없다는 것과 중국의 한사군이 북한 영역에 있다는 조선총독부의 주장을 그대로 싣고 있다.

그 결과가 바로 시진핑의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과 각종 해외 교과서에 ‘한국의 역사는 BC108년 한사군 설치로 시작한다’는 내용에 근거를 제공하게 됐다.

한편 국민 세금 47억이 투입된 역사지도에는 독도의 지속적 누락과 더불어 조조의 위나라 영역이 경기도까지 이른다는 황당한 내용이 담겨있다. 고조선과 홍산문명의 부정은 말할 것도 없다. 일제강점기 작성된 조선사편수회를 넘어서는 역사연구는 왜 부재한가. 과연 대한민국 역사학계에 사관은 존재하는가.

북한 붕괴 이후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력보다 북한지역에 대한 역사적 근거다. 미래를 위한 올바른 사관의 정립은 너무나도 절실하다.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절실한 것은 국가의 공유가치다.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놀라운 국가로 등장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에 감사를 표한다. 그러나, 현재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은 양극으로 대립돼 순환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소득 3만불이 넘는 일류국가 진입은 공유가치를 통한 신뢰의 순환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분석 결과다. 대립에서 순환으로 가는 국가의 공유가치는 바로 역사관이다. 자랑스럽고 미래지향적이고 열린 역사관이 필요하다. 마녀사냥이 아니라, 열린 토론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동참이다.

닫힌 마피아조직은 항상 부패한다. 한국의 모든 닫힌 조직들이 국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문가의 연구는 소중하나, 국민과 국가를 위한 열린 연구로 소통돼야 할 것이다. 역사 정체성 회복을 위한 깨어있는 국민들의 촛불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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