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앞에 톨레랑스 없다”…佛, 국가비상조치 확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프랑스가 잇따른 테러로 ‘국가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연장하며 테러와의 전쟁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자폭테러를 시도하다 사살된 용의자가 2015년 당국의 테러 위험 인물 리스트에 등재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찰의 허술한 감시망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따라 당국은 치안강화를 위해 도입했던 비상조치(emergency rule)들을 정규화하고 경찰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4월 20일 테러 당시의 샹젤리제 거리, [사진=게티이미지]

AF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크롱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비상조치 중 어떤 조항들을 정규 법규로 추가할지 22일 논의하기로 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비상사태의 주요 내용 대부분을 정식 법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2015년 11월 130명이 사망한 파리 테러 이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조치를 적용해왔다. 비상조치에는 테러 용의자 색출을 위해 공공장소와 학교 등에 추가 병력과 무장경비를 배치하고 영장 없는 가택수사를 허용하는 등 경찰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당국은 법안이 남용되지 않도록 법원의 재검토 절차를 포함하겠다고 했지만 각 조치들 중 어느 단계부터 승인절차를 거치게 할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권한의 강화가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비상조치에는 시위와 집회를 금지하고 언론과 라디오를 통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규제 조항까지 포함돼 있어 인권단체들은 당국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프랑스 지부 대변인인 니콜라스 크래미어는 “각 조치와 단계를 집행할 때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단순한 의심만으로 시민들의 자유를 박탈할 수 있는 경찰국가의 논리에 종속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래대로라면 2016년 7월에 만료돼야 할 비상조치는 지난해 7월 휴양도시 니스에서 또다시 IS 추종자의 트럭 테러가 발생하면서 처음 연장됐다. 지난 5월 출범한 마크롱 정부는 긴급조치를 11월까지 다시 연장했다. 한편 프랑스 내무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비상조치 하에 이뤄진 가택수색은 4300건이며 이 중 20건만 기소됐다. 가택연금은 712차례 이뤄졌으나 기소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