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D-7]연내 평양 정상회담 성사될까…트럼프ㆍ김정은 설득 난제

-文대통령, 연내 평양방문 희망…美ㆍ北 설득 난제
-한미동맹 경계하는 北…文정부, 김정은 끌어낼 묘수 있나
-韓ㆍ美, 대화재개 조건 두고 정상회담서 의견조율할 듯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연내 평양방문 구상이 시작부터 첩첩산중이다. 북핵 2단계 해법에서부터 남북대화을 이끄는 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협조하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주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대화 재개조건’을 조율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6ㆍ15 남북공동선언 17주년 기념사를 통해 북한의 추가 핵ㆍ미사일 도발 중단을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은 ‘핵 개발과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 중단’과 ‘완벽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 핵 폐기’ 사이에서 보다 엄격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에 억류됐던 오토 웜비어(22)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백악관이 북미 간 대화 가능성에 회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북한과의 대화시기를 조율하는 데에도 이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강한 채찍과 당근’이라는 원칙의 반복을 미국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큰 그림에서 한국과 미국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일단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신뢰감을 준 뒤 한반도의 평화안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미중 전략적 경쟁구도에서 한미가 북한과의 대화를 주도해나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에 억류된 나머지 미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국은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을 시도할 것이다”며 “미국이 대북제재론을 이끄는 데 우위가 있다면 한국은 대북대화론을 이끄는 데 우위가 있을 수 있다. 양국이 서로의 장단점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남북 관계에 임하는 자세부터 바로 가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더욱이 북한이 핵개발 의사를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떻게 북한의 도발을 중단시키느냐도 과제로 남아있다. 문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핵ㆍ미사일로 ‘뻥’치고 있지만 정권안정을 약속하면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ㆍ남북미 대화를 주도하려면 북한을 대화의 창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을 유일한 협상 파트너로 거론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한국에 외세 공조냐 민족 공조냐를 택일하라며 입장정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복원되은 상황에서 기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 소식통은 22일 주인도 북한대사가 던진 메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계춘영 인도 주재 북한대사는 “일정 상황에서 핵ㆍ미사일 동결 조건을 논의할 수 있다”며 “미국이 잠정적으로 항구적이든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우리 또한 핵ㆍ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의 메세지는 총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논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핵 동결 의사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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